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산은, 직원 반대에도 이전 속도…"내년 초 행정절차 매듭"


입력 2022.12.27 13:57 수정 2022.12.27 20:09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강석훈 "국회 설득 나서겠다"

추진단장 사임…김복규 유력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전경. ⓒKDB산업은행

KDB산업은행이 본점 부산 이전에 대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산은 이전의 핵심 절차인 법 개정을 위해 강석훈 회장이 국회를 설득하겠다고 나선 데다, 최근 이전에 힘을 싣을 수 있는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한 상태다. 산은 노동조합과 일부 직원들은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 회장은 전날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 산은 이전 시민 대토론회'에 참석해 "내년 초 지방균형발전위원회에서 산은이 지방 이전 대상기업으로 지정되면 행정절차는 마무리된다"며 "국회를 설득해 법률적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산은 직원들도 (이전에 대한) 대의에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믿는다"며 "직원들이 부산에 안착할 수 있도록 교육과 주거 분야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같은 날 "국토부, 산은등 유관기관과 함께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산은 부산 이전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며 "지방 이전 계획을 조속히 마련한 뒤 직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해 부산 이전 관련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이전준비단장을 맡았던 최대현 전 산은 수석부행장 전무가 사임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산은 내부에서는 최 전 수석부행장보다 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인물이 차기 수석부행장 자리에 올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 전 수석부행장은 산은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 새 대표로 내정됐다. 차기 수석부행장 후보로는 김복규 산은 부행장이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으며, 김상수 리스크부문장과 이영재 준법감시인 등도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앞서 산은은 부산 이전의 기반을 닦기 위해 동남권 영업조직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조직 개편도 마쳤다. 산은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중소중견부문을 '지역성장부문'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그 아래 동남권투자금융센터를 신설하기로 했다.


해양산업금융본부의 해양산업금융실도 1실과 2실로 나눠 확대했다. 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 지역의 해양산업, 벤처투자, 지역개발, IB업무 등을 모두 총망라해 집중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중순 본격적인 인사를 통해 본점 직원 50~80명 규모를 내려보낼 예정이다.


남은 절차는 법 개정이다. 국토교통부가 산은 지방 이전 공공기관 이전안을 균형발전위원회에 상정해 심의·의결하면 금융위원회가 이같은 계획을 상정해 심의·의결해야 한다. 이후 국토부 장관의 최종 승인으로 이전 계획이 확정된다.


다만, 산은 본점은 서울시에 둔다는 '한국산업은행법' 개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과반수 이상 출석한 의원들의 과반수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강 회장이 더불어민주당 의원 동의를 위해 설득에 나서겠다고 나선 이유다.


산은의 이 같은 결정이 '꼼수 이전'이라 주장하는 노조는 여전히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6일 부산호텔 로비에서도 집회를 열고 "지역 이전이 금융산업에 대한 이해 없이 정치논리로 강행되고 있다"며 "산은은 특정 지역을 위한 기관이 아닌 국가 전체를 위한 은행"이라고 규탄했다.


산은 노조는 조직개편안 추진을 두고도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조윤승 금산노조 산은지부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여러 차례 지적됐듯 산은법 개정 이전에 무리하게 강행하는 행위는 직권남용이고, 강 회장은 국회에서 거짓말한 위증의 책임도 있다"며 "우리 산은 노조는 이런 파렴치한 행위에 결코 묵과하지 않고 이사 개개인에게 위증, 직권남용, 배임 등 각각의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효숙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