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골프존카운티·케이뱅크 2~3월 공모 윤곽
SK에코플랜트·카카오모빌리티·11번가 등 주목
“분위기 전환 어려워...투자유치 전환 가능성도”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로 상장을 철회하거나 미룬 대어급들이 올해 줄줄이 상장 재도전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증시 불황 속 앞서 받은 기업가치의 재평가가 예상된다는 점이 관건이다. 상장 타이밍을 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연내 IPO 완주 가능성 여부도 관심사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IPO 과정에서 13개사가 공모를 철회했다. 작년 1월 현대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5월 SK쉴더스·원스토어·테림페이퍼가 공모를 취소했고 하반기에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골프존커머스·밀리의서재 등이 남은 일정을 중단했다.
기관 수요예측 부진에 따른 상장 철회가 속출한 영향이다. 현대오일뱅크와 CJ올리브영 등 상장 계획을 미룬 회사까지 포함하면 20곳 이상 기업의 IPO에 차질이 빚어졌다.
반면 상장 일정이 대거 밀린 만큼 올해 상장 가능성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상장이 예정된 기업은 컬리·골프존카운티·케이뱅크·오아시스 등이 있다. 오아시스는 지난달 29일 코스닥 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상장 예비 심사 효력이 6개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 중 상장을 추진할 전망이다.
컬리와 골프존카운티는 지난해 8월 22일 예비 심사 승인을 받았다. 따라서 다음달 22일 전에는 공모 절차를 끝내야 한다. 케이뱅크도 3월 30일 이전에 공모를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상장 시기와 목표 기업가치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특히 스타트업의 자금 유치 환경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말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 때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컬리의 경우 현재는 1조원대 중반의 몸값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후기 단계에 들어 사업을 확장할수록 필요한 자금은 커지고 있자만 투자자는 더 깐깐해졌다”며 “결국 가벼워져야 더 멀리 갈 수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들은 핵심 사업을 선택하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등판 시기를 두고 눈치 작전을 벌이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상장 예비심사를 받고 있는 기업은 약 50곳, 상장 승인을 받고 공모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기업은 20여곳에 달한다.
예상 기업가치가 10조원까지 거론되는 SK에코플랜트와 SSG닷컴, 카카오모빌리티(8조원), LG CNS(7조원), CJ올리브영(3조원), 11번가(2조원) 등도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 중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은 SK에코플랜트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5월 기존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친환경 생태계 플랫폼 구축 기업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 기업가치 상향을 꾀하고 있다. 상장 목표 시점은 올해 하반기다.
11번가도 지난해 8월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가운데 올해 상장 가능성이 거론된다. 11번가는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올해 9월까지 상장을 완료한다는 약속을 마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분위기 반전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작년 SK쉴더스가 IPO를 취소하면서 투자 유치로 방향을 튼 것처럼 11번가 등도 전략을 바꿀 것이라는 의견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