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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2 가요계 지각변동 만들어낸 브랜드 파워


입력 2023.01.07 07:07 수정 2023.01.07 07:07        데스크 (desk@dailian.co.kr)

미스터트롯2 예심 파트1 음원. ⓒ TV조선

TV조선 ‘미스터트롯2’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3회 시청률이 20.895%에 달해, 지상파와 종편을 포함한 전 채널 1위를 기록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1월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선 예능프로그램 브랜드 평판 1위에 올랐다. 클립 동영상 조회수는 방송 2회 만에 1520만 클릭을 돌파했다.


2020년 연말부터 방송된 TV조선 ‘미스트롯2’는 1회부터 시청률 28.6%로 신드롬을 일으켰었다. 그때 이후 OTT 전성시대가 닥쳐오면서 기성 TV 채널의 시청률이 동반 하락하는 추세다. 요즘은 30%선을 오가던 KBS 주말드라마마저 10%대를 지키다 지난 연말부터 겨우 20%대로 올라선 상황이다. 그럴 정도로 시청률이 하락하는 때에 ‘미스터트롯2’가 20%를 돌파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미스트롯2’ 당시엔 아직 ‘미스터트롯1’의 톱6가 TV조선 전속이었기 때문에 톱6 팬들이 응원차 ‘미스트롯2’를 시청하기도 했다. 그리고 ‘미스트롯2’가 방영된 시점은 ‘미스터트롯1’이 끝난 지 1년도 안 지난 때였다. 그러다보니 ‘미스터트롯1’의 열기가 그대로 이어져 ‘미스트롯2’도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일단 톱6와 TV조선의 계약이 끝났다. 톱6의 일부 팬들은 경쟁심리에 의해 일부러 ‘미스터트롯2’를 안 보기도 한다. ‘미스터트롯1’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열기도 약화됐을 시점이다. 그리고 워낙 유사한 트로트 오디션이 그동안 많았다. 그래서 트로트 오디션에 대한 피로감이 있었다. 또, 여러 트로트 오디션들이 전국의 노래 인재들을 다 선보였다고 간주됐기 때문에, 새롭게 실력자가 나타날 거라는 기대도 약했다.


이런 환경이기 때문에 ‘미스터트롯2’의 시청률 고공행진을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심지어 제작진의 이탈까지 있었다. ‘미스터트롯1’의 제작진이 TV조선에서 독립해 MBN과 손잡고 ‘불타는 트롯맨’이라는 트로트 오디션을 선보였다. 그것도 정확히 ‘미스터트롯2’와 같은 주에 시작됐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워진 환경에서 시청자의 관심이 양분될 위기가 닥쳤다.


그래서 ‘미스터트롯2’의 20% 돌파가 더욱 놀라운 것이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으로 이어진 원조 트로트 오디션의 브랜드 효과는 컸다. 한편 ‘불타는 트롯맨’도 3회 시청률 12.7%를 기록하며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요즘 같은 시청률 약세기에 10% 돌파도 충분히 성공적인 성적이다. 이 두 프로그램이 쌍끌이로 화제를 모으는 것이다. 그만큼 국민의 관심이 크다는 이야기다.


이런 변화를 만들어낸 것이 바로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이다. 이 프로그램들이 나타나기 전까지 트로트는 주변부로 밀려난 처지였다. 트로트 가수들은 ‘가요무대’, ‘전국노래자랑’ 등 일부 프로그램에만 출연할 뿐, 인기 프로그램이나 핫한 음악프로그램에선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미스터트롯’ 이후 그 출연자들이 일약 가요계의 한 중심이 되었다. 아이돌이 독식하던 가요계에서 또 다른 축이 생긴 것이다.


우리 가요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이었다. ‘미스터트롯’ 이후 중장년층이 가요계에 큰 지분을 차지하게 됐다. 90년대에 10~20대 팬덤이 돌출된 이후 중장년층의 목소리는 거의 퇴출되는 분위기였다. 2000년대는 더욱 젊은 팬덤 위주로만 가요계가 움직였고, 그래서 가요계는 국민 일반과 분리된 ‘그들만의 리그’가 되었다.


하지만 ‘미스터트롯’ 이후 중장년층 팬덤이 움직이면서 팬덤계의 지형이 바뀌었다. 이젠 더 이상 젊은 팬들이 일방적으로 좌지우지하는 가요시장이 아니다. 이런 거대한 변화를 만들어낸 ‘미스터트롯’의 2탄이 시작되자 다시금 국민의 관심이 쏠린 것이다.


그동안 유사한 트로트 오디션들이 있었지만 관심이 덜했던 것은, 스타 등용문이라는 인식이 약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미스터트롯’은 워낙 거대한 스타들을 탄생 시켰기 때문에 ‘미스터트롯2’에 궁극의 스타 등용문, 오디션 끝판왕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바로 그것이 이번에 20%라는 수치를 만들어냈다.


이 프로그램이 또 국민스타를 탄생시킬지는 알 수 없다. 그것과 별개로 어쨌든 올 겨울 ‘미스터트롯2’가 많은 국민들에게 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승 추세인 ‘불타는 트롯맨’과의 경쟁도 흥미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당분간 안방극장이 트로트 오디션 격전으로 불탈 것 같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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