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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비·공공요금·최저임금’ 삼중고…올해도 키오스크·서빙로봇


입력 2023.01.20 06:47 수정 2023.01.20 06:47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영업할수록 ‘손해’…고정지출 줄이기 위한 노력에 속도

인력대체 할 기술 진화…인건비 감축 넘어 업무 효율성도↑

서울 시내 음식점에서 시민이 키오스크로 음식 주문을 하고 있다.ⓒ뉴시스

‘역대급’ 물가 급등에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에 전기료, 가스비 등 공공요금 인상 이슈까지 겹치면서 이른바 ‘삼중고’ 시련이 몰아닥쳤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재기를 꿈꾸던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영업할수록 손해”라는 한탄이 터져 나온다. 물가 상승 원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에 있어 당분간 안정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등 고정지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도 재료비와 인건비 등의 고정비 상승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무인점포 및 1인 가게로 전환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다. 밀키트 판매점과 같은 외식업계를 비롯해 편의점 등 유통업계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무인화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젠 동네 김밥집까지 파고들었다. 무인 단말 시스템 ‘키오스크’가 대표적이다. 키오스크는 초창기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도입률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중소형 업체도 많이 도입하고 있다.


매장 규모가 크지 않은 외식 업체들을 중심으로 인건비 부담에 점원을 두지 않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아르바이트생 1명을 고용하는 것보다 100만원 이하의 렌탈비를 내고 로봇을 임대해서 운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많은 마진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브이디컴퍼니는 설립 4년 만에 서빙로봇 국내 누적 판매 3000대를 달성했다. 서빙로봇을 가장 많이 판매한 업종은 고깃집이 26%로 가장 많았다. 브이디컴퍼니는 지난해 서빙로봇 역대 판매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 사업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에는 유지보수를 제외하고 월 30만원대에 서빙로봇을 이용할 수 있는 렌탈 상품도 출시되고 있어 향후에도 프랜차이즈 뿐만 아니라 1인 운영 식당을 중심으로도 서빙로봇을 도입하는 곳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비를 줄이고 배달을 하는 인력을 대체하기 위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앱들은 배달대행 수수료를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어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식업계는 드론 배달 서비스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드론 서비스가 보편화되면 소비자들은 적은 배달비를 내고 제품을 받을 수 있고 점주들도 배달앱에 지불하는 배달대행 수수료를 줄여서 마진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10월 제주도에서 드론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단순 인건비 절약 차원에서 접근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웃돈을 줘도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어 지면서 서빙로봇 등을 도입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영화관에서 시민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 키오스크에서 결제하는 모습.ⓒ뉴시스

이 외에도 최근에는 영화관에서도 무인화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메가박스, CGV, 등 영화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직격타를 입고 지속적으로 인력을 감축해왔다. 모바일 주문, 모바일 발권 등 선제적 기술 도입을 통해 극장 무인화를 시도하고 있다.


호텔업계도 무인화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전통적인 호텔 기업들은 각각의 호텔에 프런트 데스크팀, 예약팀, 마케팅팀, 지원팀, 관리팀, 하우스 키핑팀 등의 팀을 배정하고 직원들을 상주시키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지만 인건비 절약을 위해 키오스크로 빠르게 전환중이다.


과거에는 저가 호텔에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3,4성급 호텔 위주로 이런 움직임이 포착됐지만 최근에는 5성급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5성급인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은 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비대면 체크인, 아웃 및 스마트키 등의 서비스를 채택해 적용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로봇과 사람의 일자리 경쟁은 이제 서막에 불과하다고 진단한다. 요식업 외에도 서무 업무 등에도 이미 로봇과 AI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주요 금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도 이미 대거 자동화 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단순히 인건비를 절약하는 차원에서 키오스크를 도입했다면 최근에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도 크다”며 “매장 겉으로 보이지 않아도 안에서 사람의 일손을 거드는 로봇이 있다거나 갈수록 하나의 일상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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