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10조 넘게 불어
광주은행 BIS비율 '꼴찌'
"경기침체 악영향 우려"
5대 지방은행의 여신 규모가 한 해 동안에만 10조원 넘게 불어나면서 2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로 인해 떠안아야 할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자본력 악화 조짐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은행들의 여신 포트폴리오에서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만큼, 경기 침체에 따른 건전성 관리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지난해 말 총여신 규모는 187조7241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37%(11조2418억원) 늘었다.
특히 기업대출이 여신 증대를 견인하는 모습이다. 5개 지방은행의 기업대출 규모는 115조73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7.51% 증가했다. 이중 중소기업 대출이 92%(106조689억원)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가계대출은 62조3593억원으로 4.26% 증가하는데 그쳤다. 중소기업 대출 규모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우려되는 대목은 지방은행들의 자본적정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신이 확대될수록 그만큼 위험 자산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상쇄할 만큼 자본력을 확충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5개 지방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5.38%로 1년 전보다 0.64%포인트(p) 하락했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은행이 떠안고 있는 위험가중자산을 자기자본으로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한다. 해당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을 확충하거나 위험 자산을 줄여야 한다.
부산은행의 지난해 말 BIS비율은 16.55%로 같은 기간 대비 0.5%p 하락하며 16%대로 내려왔다. 경북은행의 해당 수치도 15.49%로 0.45%p 떨어졌다.
대구은행 역시 16.16%로 BIS 비율이 0.41%p 하락했다. 전분기에는 15%대를 기록하면서 16%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전북은행의 BIS 비율은 14.64%로 1.85%p나 낮아졌다. 광주은행만 14.07%로 비슷한 수준의 BIS 비율을 유지했지만, 지방은행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현재 지방은행들의 BIS 비율이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10.5%)을 웃돌긴 하지만, 지방은행들의 여신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수도권보다 지역 경제의 침체가 심하고,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의 대출 이자 상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아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 건전성 관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