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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저출산 쇼크②] “출산율 줄고 경쟁심화까지”…유업계, ‘사업다각화’ 속도


입력 2023.03.01 07:08 수정 2023.03.01 07:08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인구문제 심각…“산업 성장의 한 축 상실”

값싼 수입 유제품에 밀리면서 위기감 갈수록 고조

업계, 대체우유·건강기능식품 등 사업다각화 속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뉴시스

인구문제가 좀 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령인구의 급격한 증가도 문제지만 신생아의 대폭 감소가 심각한 사회 이슈다. 노동인구가 크게 줄어 시장 역동성이 크게 떨어지고 성장을 위한 산업의 한 축도 사라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곳이 바로 유업계다. 저출산에 따른 우유 소비가 감소하는 데다 값싼 수입 유제품에 밀려 시장경쟁력마저 뚝 떨어졌다. 업계서는 더 이상 우유사업 만으로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대체우유, 건강기능식품 확대 등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업계의 위기감은 매년 커지고 있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를 비롯해 FTA 체결로 미국, 유럽연합(EU), 호주 등 낙농 선진국들과 값싸고 품질 좋은 유가공품과 경쟁하게 되면서다. 먹거리 증가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업계를 둘러싼 국내 환경은 더욱 어려워졌다.


급기야 미국과 유럽산 유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앞두고 있다. 관세율이 현행 11~13%에서 단계적으로 줄어 2026년 이후엔 0%로 내려간다. 외국산 점유율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 과열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좋지 않던 업계 분위기는 2021년 남양유업 매각 발표에 이어 45년 업력 푸르밀이 무너지면서 더 침울해졌다. 지난해 12월 사업 재개를 선언했지만, 당시 전국 단위 유제품 기업이 붕괴한 것은 푸르밀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으로 위기감이 확산되기도 했다.


당시 푸르밀 사태는 업계에 많은 숙제를 남겼다. 단순하게 출산을 장려하는 처방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다만 업계는 정부에만 의존하지 않고 불황을 탈피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비교적 인구 증가율이 높은 동남아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거나 국내에서는 우유를 활용한 디저트 카페 오픈이 대표적이다. 브리또, 피자와 같은 가정간편식(HMR) 출시도 동반한다.


또 고령사회에 대비해 관련 식품 만들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잉여유도 수익화하기 위해 유통기한이 긴 멸균유 등의 형태로 재가공해 판매 중이다. 이와 함께 가공유 시장 확장에도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 시장인 B2C에서는 가공유의 수요가 훨씬 높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기업들은 큰 폭으로 성장 중인 성인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4년전 640억원대에 머물던 단백질보충제 구매액은 지난해 1400억원으로 추산됐다. 비록 시장 내 점유율은 2.3% 수준이지만,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일유업은 2018년 가장 먼저 ‘셀렉스’ 브랜드를 론칭하고 누적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2020년 출시된 일동후디스의 단백질 보충제 ‘하이뮨 프로틴 밸러스’는 3년 만에 누적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며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정부에서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유제품의 주요 소비층을 늘리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따라 시장 규모가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다음으로는 기업의 원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지원 방안이 마련됐음 좋겠다”며 “낙농제도 개선(원유 수급량과 가격의 안정화), 세금 감면 등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소비자들에게 더 저렴하고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어 판매와 소비가 같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유통업 저출산 쇼크③] 가성비 아니면 프리미엄…아동복도 양극화 가속>에서 이어 집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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