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과자 소비 감소·먹거리 증가
내수 시장만으론 한계…판로 개척 확대 절박
팝업스토어·정기 구독 서비스 만들고 안간 힘
제과업계 고민이 깊다. 저출산과 먹거리 증가로 과자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고급 디저트가 일반화되는 등 간식 트렌드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가격 저항성 마저 커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점도 업계의 큰 어려움이다.
제과업계는 저출산 여파를 가장 많이 받는 업종중 하나다. 국내 합계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0.78명에 그치고,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내수 시장만으로는 기업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업계는 불황 타개 1법칙으로 해외 판로 개척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출산 여파로 과자시장 주타깃인 유소년 인구가 감소하고 있어서다. 해외는 정체된 국내 시장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높다.
오리온의 경우 활발한 해외 사업으로 국내 시장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을 정도로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995년 중국에 이어 2003년 러시아, 2005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해 매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오리온은 성공적으로 안착한 해외 시장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국을 더욱 넓혀나간다는 방침이다.
롯데제과는 올해 인도,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인도 아이스크림 시장 점령을 위해 자회사 ‘하브모어’에 5년간 70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는 2017년 12월 하브모어 인수 후 6년 만에 이뤄진 첫 투자다.
◇ 국내 시장 활성화에도 ‘속도’…성인수요 잡기 위한 노력에 착수
업계는 국내 시장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해 과자먹는 성인을 노린 마케팅과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웰빙으로 대변되는 떡, 청국장, 누룽지 등 전통 소재를 주 원료로 사용하는 한편, 특화된 기능성과 건강지향성을 보여주는 것이 대표적인 노력이다.
이와 함께 아이들 간식으로만 여겨졌던 젤리의 인기가 확산됨에 따라 최근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간식으로 재편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각 기업들은 껌에 비해 다양한 맛과 모양, 식감을 낼 수 있는 젤리의 특성을 활용해 저마다 특색있는 이색 젤리를 쏟아내고 있다.
그 결과 제과업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8년 1월 ‘젤리셔스’라는 젤리 통합 브랜드까지 만들어 선제 대응에 나섰던 롯데제과는 지난해 2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도 업계는 대용식 제품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젊은층에서 간식을 먹듯 간편하게 식사를 하는 ‘스낵킹’ 문화가 확산되며 대용식 수요가 확대되는 데다, 기존 생산설비의 장점을 이용해 소비시장을 확대할 수 있어서다.
스낵과자업계 점유율 3위 업체인 크라운제과는 1972년 첫 출시된 이래 국내 과자업계의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죠리퐁’에 영양성분을 추가해 한입 크기로 모양을 빚은 ‘죠리팡 뮤즐리’를 출시했고, 점유율 2위인 오리온도 2018년 간편대용식 브랜드 ‘마켓오 네이처’를 출범시켰다.
가장 최근에는 팝업스토어를 열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좁히는데 정성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롯데제과는 가나 초콜릿을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 ‘가나 초콜릿 하우스’를 잇따라 오픈하고 있다. 지난해 4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운영해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 외에도 업계는 정기 구독 서비스의 품목을 다양화·세분화 하는데 힘을 주고 있기도 하다. 정기 구독 서비스는 기업 입장에서 정기적 수익을 담보하고 예측할 수 있을뿐 아니라 구독경제 서비스를 시행할 경우 소비자가 경쟁사 서비스는 찾지 않는 다는 점에서 이점이 크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저출산으로 인해 어린이 대상 제품 수요가 줄어들다 보니 상대적으로 성인 시장이 부각되고 있다”며 “성인 수요는 높은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 한편 보다 자신이 취향이나 필요에 맞는 제품을 더욱 원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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