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결정에 따라 한은 기준금리 상승 압박↑
규제 완화 효과, 아파트 거래량 꾸준히 증가세
"기준금리 여전히 핵심 변수…매매수요 위축까진 제한적"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효과로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점차 살아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또다시 매수세에 찬물을 끼얹을지 관심이 쏠린다.
파월 의장은 최근 미국 상·하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오는 21~22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기준금리 상승 압력도 커지게 됐다.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2021년 8월 이후 1년 반 가까이 이어진 인상 흐름에 제동을 건 것이다.
만약 미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서게 되면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4.75%에서 5.25%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와 비교하면 한미 간 금리 격차가 1.75%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다음 달 예정된 금통위에서 또다시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 여파는 올 들어 잦아드는 모습이다.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 완화 정책과 맞물려 부동산시장 거래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거래건수(계약일 기준)는 9일 현재 1845건이다. 지난해 가장 적었던 10월 거래량(559건)과 비교하면 3배가량 많다. 이미 1월 거래건수(1419건)를 넘어섰다. 이달 말까지 신고 기한이 남은 만큼 2월 아파트 거래량은 2000건을 넘어설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매수심리가 살아나면서 급매물이 소진되고 일부 상승 거래가 이뤄지며 집값 하락 흐름도 둔화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21% 떨어지며 4주째 하락폭이 줄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근 살아나는 매수심리가 또다시 얼어붙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 차례 기준금리 동결에도 여전히 금리가 부동산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더라도 최근 매매거래량이 늘어나는 추세적 흐름은 계속될 거란 견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는 "다음 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된다면 베이비스템 정도 될 텐데, 그렇더라도 시중은행이 대출 금리를 따라서 올리긴 힘들어 보인다"며 "시장에서 느끼는 심리적인 부담은 있겠지만, 동시에 규제 완화 효과와 금리가 정점이라는 인식, 특례보금자리론이나 대출 규제가 해소되는 부분들이 호재로 작용해 매매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급격하게 올리는 건 일단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지난해에는 금리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컸는데 이제는 수요자들의 의사결정을 막아 세우는 정도의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의사결정을 미룬 주거 이전 수요가 시장에 적합한 급매물에 손을 대면서 거래량이 늘고 있고,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청약경쟁률이 높아짐에 따라 발생하는 거래유발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3~4월 매매 거래가 3000건 이상 이뤄진다면 급매가 다 소진돼 오히려 하반기 들어 집값 상승 반전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