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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물가 둔화세 지속…금리인하 언급 부적절"


입력 2023.04.11 12:14 수정 2023.04.11 12:23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한은, 기준금리 3.50%로 동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회의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앞으로도 물가상승률의 둔화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은은 지난 2월에 이어 두 차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국내 물가 둔화세가 관찰되는 가운데 경기 하강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물가 목표 수준(2%)을 상회하는 오름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상반기 들어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이 추가된 만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언급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은이 예상하는 물가 수준이 연말에도 3%대 초반이기 때문에 물가가 충분히 그 이하로 떨어져서 중장기 목표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는 게 좋다"며 "한은이 예상하는 물가 경로가 상반기에는 확신이 있지만, 하반기에는 불확실성 많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당분간 기준금리 3.75%로의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1명만 최종 금리 수준이 3.5%가 적절하다는 소수의견을 개진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5명이 3.75%까지의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라며 "우선 물가가 예상대로 둔화 흐름이 이어지지만, 산유국 추가 감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우려, 공공요금 인상 폭 등 하반기 물가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지난 후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를 지켜볼 필요도 있다"며 "불확실성이 계속될 경우 3.75%까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 성장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이 총재는 분석했다. 그는 "국내 경제를 보면 글로벌 경기 둔화와 그간의 금리 인상 영향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소비 부진이 다소 완화했지만,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소폭 플러스로 전환하는데 그칠 전망"이라며 "올해 연간 성장률은 IT 경기 부진 심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 2월 전망치(1.6%)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하반기 이후부터는 IT 경기 부진 완화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영향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1년 반 동안 이어진 금리 인상에 힘입어 물가상승률의 하락세도 관찰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 2월 4.8%보다 상승 폭이 크게 낮아졌다.


이 총재는 "지난해 급등했던 국제유가의 기저효과로 석유류 가격의 하락 폭이 확대됐다"며 "그간 지속적으로 높아졌던 가공식품 가격도 오름세가 둔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3월 근원인플레이션과 단기기대인플레이션은 각각 4.0%, 3.9%로 전월(4.0%)과 동일하거나 소폭 낮아지는데 그쳤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분기에는3%대로낮아지고, 연말에는 3%수준을 나타내는 등 둔화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봤다.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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