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일본여행 등 수요 적극 대응해 흑자전환
FSC, 장거리 노선 부진‧화물 감소 등 악영향
항공업계가 엔데믹 호재를 맞았지만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실적은 큰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LCC들은 일본과 동남아 노선으로 호실적을 시현했지만 FSC는 화물 매출 감소, 미주·유럽 등 노선 부진으로 고전했다.
항공업계는 지난해 12월부터 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되며 항공 운항 편수와 수송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 중이다. 1분기 LCC 여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5만2000명)보다 541만명으로 약 104배 증가했다. 티웨이항공은 124만명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1분기 94%, 제주항공은 75%, 진에어는 80%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에 따라 LCC 실적도 날아올랐다. 티웨이항공은 16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0% 넘게 증가해 3588억원, 영업이익은 82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25억원, 진에어는 459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3622억원, 2696억원으로 전망된다.
전체 국제선 여객에서 LCC 비중은 지난해 8.4%였지만, 올해 55%로 확대돼 대형항공사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LCC 호실적에는 일본여행 효과가 컸다.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항공여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배 증가한 가운데 일본은 60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일본이 관광 목적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폭증하게 됐다.
이에 더해 FSC의 소극적 증편에 LCC가 반사이익을 보기도 했다. 1분기 급증한 여행 수요에 대응해 LCC들이 선제적으로 노선을 늘렸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말에서야 본격 항공편을 늘리기 시작했다. 큰 폭의 항공 운임 상승 역시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2019년 1분기와 비교해 국제선 운항 회복률이 60% 정도에 그쳤다.
대한항공은 화물운송 역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성적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화물사업 호조와 여객 수요 회복으로 역대 최대 연간 실적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넘게 줄어든 4601억원으로, 매출은 3조5533억원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는 전체 매출 절반 가까이 책임지고 있는 미주와 유럽 노선의 부진으로 LCC인 제주항공에도 국제선 여객 수가 따라잡혔다. 그다음 매출에 비중이 높은 중국에서 단체관광 비자가 풀리지 않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FSC, 2분기엔 이륙 준비완료
하지만 2분기부터는 FSC도 장거리 노선 정상화에 따라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코로나 정책 완화와 함께 관광비자 발급을 하자 아시아나는 최근 3년 만에 중국 단체 관광을 재개했다.
반면, LCC는 2분기가 전통적 비수기인 관계로 1분기 대비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1분기는 화물 실적이 지난해 대비 줄어서 부진했을 수 있다”며 ‘2분기에는 장거리 노선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FSC와 LCC 모두에게 중요한 노선이지만 LCC에 더 결정적 역할을 한다. FSC는 노선이 다변화돼 있지만, LCC는 단거리 노선 위주이기 때문에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이에 티웨이항공은 호주 시드니,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등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장거리 노선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황 교수는 “노선 다변화가 없다면 레드오션에서 경쟁이 심화되기 때문에 LCC는 장기적으로 중장거리 노선을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LCC 내에서 장거리 노선을 뛰고 있는 티웨이나 에어프레미아 등을 벤치마킹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