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세계 최초·최고' 타이틀…삼성·SK가 반도체 사활 거는 이유


입력 2023.05.18 11:57 수정 2023.05.18 11:59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삼성·SK, 반도체 혹한기 속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 성과

다가올 업턴 대비 필수 투자 지속…연구개발 비중도 늘려

DB·LX도 반도체 기술 개발 확대…"글로벌 위상 강화 총력"

삼성전자는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공정으로 16Gb(기가 비트) DDR5 D램 양산을 시작했다.ⓒ삼성전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반도체 혹한기' 속에서도 차세대 기술 개발 성과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초격차 기술 확보로 업턴(상승 국면) 도래 시 수혜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 SK는 기술 개발과 더불어 반도체 시설투자 및 인재 영입·육성도 병행하고 있다. 이 같은 촘촘한 미래 준비로 격화되는 반도체 전쟁 속 명실상부 '1등 기업' 위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 속에서도 관련 투자와 기술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3년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시설투자규모는 10조738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5.5% 늘었다. 이중 반도체(DS) 부문은 9조7877억원으로 47%나 증가했다.


반도체 설비 투자는 한·미 사업장 신·증설에 초첨을 뒀다. 메모리의 경우 중장기 공급성 확보를 위한 평택 3기 마감, 첨단공정 수요 대응을 위한 4기 인프라 투자 등이 진행됐다. 또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후공정 투자도 지속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경우, 첨단공정 수요 대응을 위해 미국 텍사스 테일러 및 평택 공장을 중심으로 투자가 진행됐다.


삼성이 설비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다가올 업턴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현재 유례없는 '반도체 한파'로 고전중이나, 차세대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나면 가장 많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첨단 기술 성과는 속속 나타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CXL D램을 개발했다. CXL D램은 메인 D램과 공존하며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어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고속의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는 차세대 컴퓨팅 시장 수요가 예상된다.


올해 1월에는 초고화소 기술 집약된 2억 화소 이미지센서와 5나노 기반 컨트롤러 탑재한 PC용 고성능 SSD를 출시했다. 고성능 SSD의 경우 첨단 5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한 신규 컨트롤러와 7세대 V낸드를 탑재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더불어 최선단 공정인 12나노급 16Gb(기가 비트) DDR5 D램 양산으로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서나갔다. 12나노급 D램은 1초에 30GB 용량의 UHD 영화 2편을 처리할 수 있는 속도로, 데이터센터·인공지능·차세대 컴퓨팅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2단 적층HBM3. HBM3현존 최고 용량인24GB(기가바이트)가 구현됐다.ⓒ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혹한기 속 필수 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올 1분기 하이닉스는 1조748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올해 9조원 안팎의 투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SK는 현금성 자산(약 6조원)과 교환사채(EB)로 조달하는 2조원 등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시중은행으로부터의 자금 대출도 고려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부터 반도체 시장이 살아날 것을 대비해 기술 개발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 적층한 24GB HBM3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회사측은 프리미엄 메모리 수요에 발 맞춰 하반기부터 신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1월에는 D램 LPDDR5X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LPDDR5T'를 개발하며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신제품은 하반기부터 양산 예정으로 스마트폰, 인공지능, 머신러닝, 증강/가상현실까지 두루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차세대 기술 확보를 위해 SK와 삼성은 매출 감소 속에서도 연구개발비용을 늘렸다. 1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1.4%로 전년 동기 보다 11.5%p나 늘었다.


삼성전자도 이 기간 연구개발비 비중이 두 자릿수대(10.3%)로 늘었다. 양사의 매출이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음에도 연구개발비 비중을 늘렸다는 것은 업황에 상관없이 기술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 ⓒDB하이텍

팹리스(반도체 설계)·파운드리 기업인 DB·LX도 미래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는 DB하이텍은 올해 들어 연구개발비용을 늘렸다. 1분기 연구개발비용은 21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2.0% 증가했다. DB하이텍은 최근 팹리스 사업 물적분할을 단행, 파운드리와 팹리스 전문성 강화로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팹리스 기업인 LX세미콘도 1분기에만 547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 전년 동기 보다 15% 가량 늘어난 수치다. 회사측은 "디스플레이 이외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영역으로의 기술력 확장을 통해 가전 및 전장용 시스템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