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접점 확대, 기술적 진보 효율성, 비용 절감 효과
IT업계의 핫한 아이템인 메타버스가 전통적인 제조업인 자동차 업계에 깊숙히 침투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은 자동차 디자인, 설계, 주행 테스트, 신차 공개 등 메타버스 활용 부문을 넓혀가고 있다. 메타버스를 활용함으로써 신기술 공정을 규격화하고 시행착오를 줄여 생산 효율 제고 및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고객 접점 확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혼합 현실을 뜻한다. 개념만 보면 제조사와는 거리가 먼 IT기업의 얘기같지만 완성차 업체들도 소프트웨어 중요성에 주목하면서 메타버스 활용도도 높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메타팩토리, 메타모빌리티 내세워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메타버스 개발·운영 플랫폼 회사인 유니티와 스마트팩토리 공장을 구현한 디지털 가상공장 ‘메타팩토리’를 구축하기로 했다. 물리적 사물과 세계를 디지털 세상에 똑같이 옮겨내는 것을 뜻하는 ‘디지털 트윈’ 개념을 바탕으로 실제 공장과 동일한 쌍둥이 공장을 가상 공간에 설립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싱가포르에 메타팩토리 1단계를 도입했고 2025년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개방형 혁신 기지로서 차량 주문과 생산, 인도 등 자동차 생애주기 가치사슬 전반을 연구하고 실증한다. 스마트팩토리로서 소규모 생산 혁신 기술 거점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의 운영을 뒷받침하며 제조 시스템 혁신을 지원한다.
신차 양산 시 실제 공장을 가동하지 않아도 메타팩토리를 통해 최적화된 공장 가동률을 산정하고 문제 발생 시 신속한 원인 파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앞으로도 생산기지를 넘어 여러 사업 분야에 메타버스 기술을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또 이동의 영역이 무한하게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미하는 메타모빌리티를 소개하기도 했다. 메타모빌리티를 통해 스마트 디바이스로 이동 경험의 영역을 가상현실까지 확장해 시공간 이동의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밖에도 채용과 경진대회, 신차 공개에도 메타버스를 도입한 바 있다.
르노코리아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NFT 마케팅 솔루션을 통해 르노 그룹의 마케팅 혁신 최전선을 맡아 이끌 방침이다. 마케팅 혁신으로 다소 보수적인 자동차회사의 임직원 업무 방식과 기업문화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목표다.
최근 르노코리아의 웹3.0 마케팅 강화 행보에 대해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당사는 그룹차원에서 연구개발, 제품생산 그리고 마케팅 여정에 웹 3.0을 도입해 차량 개발과 공장운영 및 고객접점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최근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와 같은 전동화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모빌리티 비지니스와 커넥티비티 기능이 강조되는 트렌드를 감안하면 디지털 고객 경험이 제품 경험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방침에 맞춰 올 가을에 자동차 관련 모빌리티 경험을 할 수 있는 르노코리아허브를 운영할 계획이다. 르노코리아허브는 블록체인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더 샌드박스’의 메타버스 공간에서 운영된다. 이곳에서는 나만의 디자인을 담은 차량 개발, 자동차 관련 다양한 일상 경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 복셀 형태로 구현된 르노코리아 차량 전시와 함께 르노코리아만의 특별한 기술, 디자인 철학, 각 차량들에 담긴 다양한 스토리 경험 등도 가능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는 메타버스를 적용한 다양한 캠페인, 신차 체험존 등을 진행한 바 있다.
BMW도 자동차 생산을 위한 가상공장부터 드라이빙센터 등에 메타버스를 도입했다.
BMW는 엔비디아의 옴니버스를 통해 3D영상과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가상공장을 세워 올해 초 양산을 개시해 차량 생산은 이미 진행 중이다. 직원들은 가상공간에서 동시에 업무 수행을 수행하거나 실제 공장을 짓기 전 가상공장을 통해 생산시스템 구축 설계를 한다.
옴니버스 플랫폼으로 시공간제약 없이 가상공장끼리 협업이 가능해 생산 시간을 단축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BMW는 신차 공장의 가상 접근 방식은 향후 BMW의 모든 계획 진행의 청사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개발자들이 초기 콘셉트부터 최종 기능 확인을 할 수 있는 드라이빙 시뮬레이션 센터를 운영한다. 센터에서는 엔터테인먼트 기술을 비롯해 디스플레이, 조작 콘셉트, 섀시 정밀 조정, 완전 자율주행의 실내 공간 시나리오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운전자 보조 기능 등을 시험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를 활용하게 되면 개발·생산 단계에서는 비용과 시간 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마케팅 방면에서는 새로운 경험에 있어 빨리 적응하는 젊은 고객·인재와 소통 접점을 늘려 선제적 확보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