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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도약계좌 신청 첫날…"과연 도약할 수 있을까요?"


입력 2023.06.15 15:51 수정 2023.06.15 15:56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5% 이자율로 물가 방어도 어려워"

은행 "손해 크다"…가입 쏠림 주시

출시 세 시간 만에 3만4000명 몰려

15일 서울 중구 소재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에서 상담사들이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뉴시스

5년간 최대 5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 가입 신청이 시작되면서 최고 연 6%의 금리 혜택을 받고 싶은 청년들이 속속 모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롭고 매력적인 금리 혜택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은행에서는 가입자들이 너무 많이 몰려 손해가 커질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IBK기업·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 등 11개 취급기관은 이날부터 청년도약계좌 은행별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 SC제일은행은 내년 1월부터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신청이 몰릴 것을 고려해 이달 첫 5영업일 동안에는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5부제를 시행한다. 출생연도 끝자리가 ▲3, 8은 15일 ▲4, 9는 16일 ▲0, 5는 19일 ▲1, 6은 20일 ▲2, 7은 21일에 신청 가능하다. 22~23일은 출생연도와 관계없이 가입할 수 있다.


이날은 2003년생, 1998년생, 1993년생, 1988년생, 1983년생만 가입 신청이 가능하다. 가입신청을 하면 은행이 소득 등 조건을 심사하고 통과한 이들만 다음 달 10~21일 중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직장인 송모(31)씨는 이날 오전 우리은행 앱을 통해 가입신청을 했다. 송씨는 "지난해 코인, 주식 투자로 돈을 잃다 보니 안전한 적금으로 돈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이라며 "정부지원금까지 합하면 7~8% 이자율 혜택을 볼 수 있어 좋은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는 20일 가입을 신청할 예정인 직장인 김모(28)씨는 "문재인 정부 때 나온 청년희망적금을 가입하고 싶었는데 전년도 소득이 없어서 기회를 놓쳐 아쉬웠다"며 "만기 5년이 너무 길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목돈이 급할 때 적금 담보 대출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어차피 모을 돈이라면 금리가 좋은 상품에 묶어두려 한다"고 했다.


신한은행(왼쪽)과 KB국민은행의 모바일뱅킹 어플리케이션 내 청년도약계좌 가입 신청 화면 캡처. ⓒ데일리안

가입하지 않은 청년들 사이에서는 예상보다 금리가 높지 않다는 점, 청년희망적금과 중복 가입이 안 되는 점,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롭다는 점 등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직장인 김모(34)씨는 "올해 초 물가상승률이 4~5%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청년도약계좌 금리로는 인플레이션 방어도 힘겹다고 생각한다"며 "5년 동안 돈이 묶일 바에 다른 자산에 투자해서 수익률을 보는 게 훨씬 낫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5년간 정부와 은행이 500만~600만원가량 지원해준다고 해서 청년들이 실제로 도약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도 비판했다.


최모(31)씨는 "작년에 청년희망적금을 들어 이번에 가입이 제한돼 기회가 없다"며 "만약 가입이 가능했어도 우대금리 요건이 복잡해 가입 자체를 고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은행들은 한 곳에 가입자가 몰릴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청년도약계좌를 취급하는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서서히 종료되는 시점에서 최소 3년간 5~6% 이자율을 주는 것은 장기적으로 손해를 보면서 파는 상품"이라며 "역마진이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은행들끼리는 자기 회사에 너무 많은 가입자들이 몰릴까 눈치를 보고 있다"고 했다.


앞서 IBK기업은행도 지난 12일 1차 청년도약계좌 금리 공시에서 취급 은행 11곳 중 제시한 최고금리가 6.5%로 가장 높았으나, 최종 최고 금리는 6.0%로 다른 은행들과 같아졌다. 이를 두고 기업은행이 많은 가입자가 몰릴 것을 우려해 금리를 낮췄다는 게 금융권의 해석이다.


청년도약계좌 은행별 금리. ⓒ뉴시스

은행 우려와 달리 가입자 쏠림 현상은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오까지 청년도약계좌 가입 신청자가 약 3만4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각 은행 전산도 원활히 운영 중이라는 설명이다.


청년도약계좌는 매월 7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중간에 납입이 없더라도 계좌는 만기(5년)까지 유지된다. 청년도약계좌 가입 시 은행 이자와 비과세 혜택, 납입한 금액에 따라 정부 기여금도 제공받을 수 있다.


은행별 금리는 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국민은행이 기본금리(3년 고정) 4.5%, 우대금리 1.5%포인트를 포함해 연 최고 6%로 제공된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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