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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심기일전 첫 개각…'실세 차관' 전면 배치로 '국정 드라이브'


입력 2023.06.30 00:00 수정 2023.06.30 01:03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통일부 장관 김영호 지명·국민권익위원장 김홍일 임명

11개 부처 신임 차관 12명 중 5명,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

尹, 비서관들에게 "이권카르텔 발견 시 싸워달라" 당부

'역도 여제' 장미란, 문체부 2차관으로 '깜짝 발탁'

통일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영호(왼쪽) 성신여대 교수와 국민권익위원장으로 내정된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장·차관 인사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집권 2년차를 맞아 15명의 정무직 장·차관급 인선을 발표했다. '정치 참여 및 대선 도전' 선언 2주년이 된 날 취임 후 첫 개각을 단행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지명하고, 국민권익위원장에는 김홍일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을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총 11개 부처 차관 12명을 교체했는데, 이 중 5명은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체화한 '윤심(尹心) 참모'들을 대거 정부 부처 차관으로 전진 배치해 국정 장악력과 국정과제 이행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 같은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김 실장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실(청와대) 통일비서관, 외교부 인권대사를 역임한 국제 정치·통일 정책 분야 전문가"라며 "통일부 통일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어 원칙 있는 대북정책, 일관성 있는 통일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했다.


'대북 강경론자'로 알려진 김 후보자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 방안을 만들고, 또 그것을 가지고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4선 중진의원인 권영세 현 통일부 장관은 내년 총선 준비와 당내 역할을 위해 국회로 돌아간다.


김 실장은 김홍일 권익위원장 내정자에 대해선 "40년 가까이 검사 및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법 이론에 해박하고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정통 법조인"이라며 "강직한 성품과 합리적 리더십을 통해 부패 방지 및 청렴 주관 기관으로서 국민권익위원회의 기능과 위상을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는 책임자"라고 했다.


김 내정자는 2007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 수사를 지휘했고, 2011년 대검 중수부장 시절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총괄했을 땐 윤 대통령이 당시 중수 2과장이었다.


지난 27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후임인 김 내정자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흔들리고 있는 권익위를 빨리 안정시키고, 업무 현황을 파악해 부패 방지와 국민 권익 구제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국가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사진 윗줄 왼쪽부터 김완섭 기획재정부 제2차관,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오영주 외교부 제2차관, 문승현 통일부 차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임상준 환경부 차관. 아랫줄 왼쪽부터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 김오진 국토교통부 제1차관, 백원국 국토교통부 제2차관,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 오기웅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 내정자 ⓒ연합뉴스

국토교통부 1·2차관에는 김오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과 백원국 국토교통비서관이 각각 내정됐다. 해양수산부 차관으로는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으로는 조성경 과학기술비서관, 환경부 차관으로는 임상준 국정과제비서관이 각각 발탁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서관들이 차관으로 가는 것은 상당히 일반화된 코스"라며 "집권 2년차를 맞아 개혁 동력을 얻기 위해선 부처에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 가서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차관으로 내정된 대통령실 비서관들을 만나 격려하면서 "부당하고 불법적인 카르텔을 깨고 공정하고 상식에 맞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업무를 처리해 나가면서 약탈적인 이권카르텔을 발견하면 과감하게 맞서 싸워달라"고 당부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는 역도 국가대표 출신 장미란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가 깜짝 발탁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투철한 자기관리가 있었겠느냐"며 "대학교수와 장미란 재단을 통한 후학 양성도 하며 현장과 이론을 다 겸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체육도 새 바람을 불어넣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이뤄진 인선"이라고 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에는 김완섭 기재부 예산실장, 고용노동부 차관에는 이성희 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에는 오기웅 중기부 기조실장,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는 한훈 통계청장이 각각 임명됐다.


외교부 2차관에는 오영주 주베트남 대사, 통일부 차관에는 문승현 주태국 대사, 차관급인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에는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 교수가 각각 내정됐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통일부 장관을 제외한 권익위원장 및 차관·차관급 내정자들은 내달 3일자로 공식 임명된다.


한편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가 사실상 내정된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발표는 이날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인사라는 것이 고려할 사항도 많고, 어차피 지금 (방통위원장 자리가) 비어 있으니까 추후에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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