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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정우성·유해진까지 등판…판 커진 여름 영화 대전, 기대와 우려 사이


입력 2023.07.13 14:02 수정 2023.07.13 14:02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외화들에 중급 영화 2편까지, 흥행 전망 더 어려워"

올여름 성수기에 한국 영화들이 소리 없는 전쟁을 시작한다. 일찍부터 7월 26일 개봉 일을 못 박았던 류승완 감독의 신작 '밀수'를 시작으로 일주일 뒤 8월 2일 김용화 감독의 '더 문',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작전'이 동시에 출격하고, 8월 9일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바로 개봉한다.


3주 동안 천만 감독, 천만 배우들을 내세운 야심작들이 일주일 간격으로 쏟아지면서 어떤 작품이 승자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정우성의 첫 연출작 '보호자'와 이한 감독의 '달짝지근해: 7510'도 8월 15일 개봉을 확정하며 여름대전에 대열에 합류했다.


여름은 국내 투자배급사들이 텐트폴 영화를 내놓고 적극적으로 물량공세를 쏟는 시즌이다. 적게는 100억, 많게는 200억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하고 국내 최고의 톱스타들을 기용한 작품을 선보이며 흥행 사냥에 나선다. 매년 보통 3~4편들이 등판해 경쟁을 벌여왔지만 모두 살아남지는 못했다. 2016년 뉴 '부산행'이 1157만 명, 쇼박스 '터널'이 712만 명, CJ ENM '인천상륙작전' 705만 명, 롯데엔터테인먼트 '덕혜옹주' 559만 명으로 모두 웃었지만, 이는 이례적인 현상으로 매년 승자와 패자가 확연하게 갈라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산: 용의 출현', '헌트', '비상선언', '외계+인'이 일주일 간격으로 한 편씩 개봉해, 손익분기점은 '한산: 용의 출현'과 '헌트' 두 작품만 넘겼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짧은 기간 동안 신작들이 쏟아지며, 심지어 같은 날 맞붙기까지해 관객 나눠먹기로 인한 출혈 경쟁이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일찍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 속, 중급 영화 두 편까지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마친 것이다.


정우성의 첫 연출작인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로, 정우성과 김남길이 주연을 맡았다. 지난해 토론토 국제영화제,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하와이 국제영화제의 연이은 초청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한 감독의 신작 '달짝지근해:7510'는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치호가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일영(김희선)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버라이어티하게 바뀌는 이야기로, 배우 유해진이 '럭키' 이후 자신의 장기인 코미디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두 작품 모두 제작비가 100억원이 넘지 않은 작품으로 앞선 대작보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덜고 시작한다.


영화계에서는 신작들이 늘어나면서 침체기에 빠진 한국 영화가 살아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신작 포화 상태에서 결국 제살 깎아먹기가 아니냐는 걱정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한 영화 관계자는 "할리우드 대작들도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연이어 개봉하고 있는 가운데 최대 흥행 시장에 다양한 매력의 한국 영화를 선보일 수 있는 상황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관객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동시에 하반기 극장가를 예측하는 바로미터를 제시하고, 관객이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여름 시장이 됐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큰 영화들은 큰 영화대로 성수기 아니면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일 것이고, 중급 영화들도 오히려 코로나 이후로 비수기 시장에 개봉해선 더욱 주목 못 받고 묻힌다는 인식이 커진 것 같다. 관객들 입장에선 볼거리가 많아지니 이 기회에 극장에 자주 올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극장에 볼 것 없다는 이야기는 안 나오진 않을까 싶다"라는 의견을 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분명 존재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작들의 연이은 극장 출격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다만, 개봉일을 수년 전 확정한 할리우드 대작들과의 경쟁도 고려해야 하는 시점에 일주일 차를 두고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 간의 출혈이 발생할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공식 개봉을 하기 전 대규모 유료 시사까지 진행된다면 일주일을 텀을 둔 개봉 주기는 무색해진다"라고 말했다.


또한 "4편 정도까지는 코로나 이전에 흔한 대작 양상이긴 했는데 이번에는 쟁쟁한 외화들에 중급 영화 2편까지 뛰어드니 흥행 전망이 더 어려워질뿐더러, 각자 영화들에게 이로운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 이번 성수기에 뛰어드는 영화 관계자 모두 긴장 상태"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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