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8월 종료 잼버리'에 '12월 준공' 계약한 전북도…'시설 미비 책임론' 부각


입력 2023.08.14 10:54 수정 2023.08.14 10:55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개막식' 이후 완공 시점 설정된

사업 15건…지역 기업 몰아주기

권성동 "국회서 철저히 물을 것"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지난 3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뗏목 체험장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연일 이어지는 폭염을 피해 휴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전라북도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개막을 위해 발주한 공사·용역·물품 계약 중 완공 시점을 개막식(이달 1일) 이후로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잼버리 파행 원인으로 지목된 수도·전기 등 기반시설의 계약이 늦어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문제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실이 13일 전북도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잼버리 관련 계약 현황'에 따르면 전북도가 체결한 잼버리 관련 계약 256건 중 개막식(지난 1일) 이후로 '이행 완료' 시점을 잡은 건수가 1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전북도는 2016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공사 15건, 용역 47건, 물품 194건 등 총 256건의 계약을 잼버리 준비 명목으로 체결했다. 이 중 공사 준공이나, 용역 완료 목표일을 개막식 이후로 잡은 건수는 △공사 3건 △용역 10건 △물품 2건 등 총 15건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개막식 이후로 준공일이 설정된 공사 내역 중 행사 관련 기반시설 공사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이번 잼버리 파행의 원인이 폭염·폭우에 대비하기 위한 시설이 미비했단 점이 꼽히는 만큼 시설 공사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사업비가 67억4626만원에 달해 단일 계약으로는 두번째로 액수가 큰 '2차 잼버리 기반시설 설치공사'의 준공일자는 12월 17일로 설정됐다. 잼버리가 지난 11일 폐막한 걸 고려하면, 행사가 끝난 뒤 4개월 뒤에 공사를 마치겠단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외 기반시설 전기공사(3억7986만원, 준공일 8월 5일)와 대집회장 조성 전기공사(4020만원, 준공일 8월 10일) 등도 애초에 개막 전 준공이 목표로 설정되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는 전북도가 입찰작업에 뒤늦게 착수하면서 불거졌다. '잼버리 기반시설 설치공사'는 상수도 26㎞, 하수도 31㎞, 임시하수처리시설 3개소, 주차장 3개소, 그늘시설 3.7㎞ 등을 설치하는 필수적인 기본사업인데도 2021년 12월에서야 계약이 체결됐다. 대회를 1년 8개월 앞둔 시점이자, 2017년 8월 개최가 확정된 지 4년 4개월 만에 입찰을 낸 것이다.


또 전북도가 지역 소규모 기업으로 입찰대상기업을 한정하고 잼버리같은 국제행사를 치른 경험이 전무한 지역 기업을 사업대상자로 선정한 결과가 파행으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북도는 이번 사업을 전북 소재 기업만 참여 가능한 '지역 제한 경쟁'으로 진행했다. 이에 올해 7월 국토교통부 평가기준 토목공사 도급순위가 전국 964위인 전북 부안군 소재 건설사 L사가 사업비 40억7500만원짜리 '1차 잼버리 기반시설 설치공사'(2021년 12월~올해 3월)까지 맡기도 했다.


이외에도 전북도는 맨홀펌프장 등에 전기시설을 하는 사업인 '기반시설 전기공사' 계약을 지난해 8월 전북 장수 소재의 D사와 맺었는데 이 사업은 대회 도중인 8월 5일이 준공 목표일로 설정돼 있다.


또 지난해 8월 '대집회장 조성 전기공사'계약을 맺은 전주 소재 K사도 해당 사업을 대회 막바지인 올해 8월 10일을 준공목표일로 설정했다. 더 큰 문제는 해당 계약은 아예 입찰공고도 내지 않은 ‘수의 계약’이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도 완공이 안돼 논란이 된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잼버리 메인센터) 역시 입찰공고 때부터 준공시점이 2024년 3월 27일로 설정됐다. 센터는 결국 미완성인 채로 잼버리 개막을 8일 앞두고 준공 전 사용 허가만 받아 대회 기간 중 병원과 운용본부로 운영됐다.


권성동 의원은 "2017년 8월 새만금이 잼버리 개최지로 선정된 후 전북도는 5년 가까이 손 놓고 있다가 대회를 1년 앞둔 시점에서야 급하게 입찰 공고를 냈다"며 "그 결과 준공 시점이 폐막일조차 넘기는 불상사를 만들었고, 제한 경쟁 등 전북 기업이 혜택을 받은 상황에도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만큼 국회에서 철저하게 따져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