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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생명 공격적 리쿠르팅에 설계사들 '쑥덕쑥덕'


입력 2023.09.08 06:00 수정 2023.09.08 06:00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3~5년간 목표 미달 시 지원금 환수 부담

영업 경쟁 심화되면 소비자 '불똥' 우려

서울 순화동 AIA생명 본사 전경. ⓒAIA생명

AIA생명이 막대한 정착지원금을 내세우며 설계사 조직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최대 5년 안에 정해진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받은 지원금을 토해내야 하는 특징 때문에 현업 설계사들 사이에서 족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게다가 이직한 설계사들이 지원금을 환수 당하지 않기 위해 실적 경쟁을 벌이면서 고객에게 불완전판매를 할 수도 있는 만큼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IA생명은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AIA프리미어파트너스의 활동력을 높이기 위해 설계사를 모집하면서, 썹시드라는 이름의 정착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 AIA생명은 경력직 보험설계사들에게 연봉의 최대 200% 수준까지 정착지원금을 약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GA업계가 평균적으로 제공하는 지원금의 네 배에 달한다.


문제는 이같은 썹시드가 일정 기간 동안 정해진 실적을 채우지 못할 경우 환수된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해당 기간이 최대 5년인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과도하게 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본부장, 사업단장, 지점장급에는 5년간의 평가기간이 있으며 최소 재직기간인 3~4년을 채우지 못하면 썹시드를 100% 환수한다. 이후 최종 평가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해촉하면 미경과 기간에 대해서 전액 환수한다.


이밖에는 3년간의 평가기간이 있으며 목표 달성률을 50% 이상 채우지 못하면 받은 지원금의 100%를 뱉어내야한다. 50% 이상을 채우더라도 미달률에 따라 환수한다.


설계사들 사이에선 사실상 3~5년간 다른 회사로 이직을 금지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도 나온다. 아울러 계약 수수료도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이지만, 회사 상황에 따라 매년 재산정되는 만큼 이동에 신중을 기하려는 분위기다.


게다가 이직한 설계사들이 환수를 피하기 위해서 판매에 열을 올리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설계사가 이전 회사에서 맡았던 고객에게 승환계약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승환계약은 보험설계사가 소속을 옮길 때 기존 보험계약을 해지한 후 새 보험을 가입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또 고객에게 보험계약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위험도 커진다.


이처럼 과도한 설계사 스카우트를 우려해 금융당국도 경고의 메시지를 내보이고 있는 가운데, 설계사들 사이 지원금 환수에 대한 불안감까지 커지면서 AIA생명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AIA생명의 자사 상품을 일정 비율 이상 팔아야 하는데 고객에게 호소할만한 매력있는 상품군이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이직을 고민하게 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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