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간 양적·질적 성장…자본 시장 발전 주도
2009년 통합 협회 출범…회원사 569개사 달해
공매도 등 자본시장 관련 이슈에도 목소리 약해
금융투자협회가 창립 70주년을 맞은 가운데 지난 70년 동안 금융투자업계와 자본시장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며 양적·질적 성장을 구가해 왔다.
6·25전쟁 직후인 지난 1953년 대한증권업협회로 시작, 2009년 통합 협회 출범으로 이제는 회원사가 569개사에 달하는 어엿한 국내 자본 시장 대표 단체로 거듭났다.
이러한 양적·질적 성장에도 투자자 신뢰 회복과 함께 회원사 및 업계 목소리를 더욱 잘 대변하면서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로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금융투자협회는 그동안 비약적인 성장과 함께 국내 자본시장 발전을 주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953년 11월 25일 현 금융투자협회의 전신인 대한증권업협회가 창립된 이후 지난 2009년 자본시장법에 따라 지난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가 합병하면서 현재의 금투협 시대를 열었다.
지난 70년간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발전과 함께 협회는 성장해 왔다. 설립 당시 한국 1호 증권사 대한증권(현 교보증권)을 비롯해 고려증권·영남증권·국제증권·동양증권 등 5개사가 모여 문을 연 것이 시초였다.
2023년 현재 금투협의 총 회원사는 569개사다. 정회원(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사, 신탁) 403곳, 준회원 138곳, 특별회원 28곳이다. 5개로 시작한 증권사의 회원 수는 61개까지 증가했고 지난 1996년 28개로 시작된 자산운용사의 회원사 수도 325개까지 급증했다.
회사 수가 증가하면서 임직원 수와 자본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 1965년 489명에 불과했던 증권사의 임직원 수는 지난 3분기 기준 3만9070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지난 1980년 790억원에 불과했던 증권사의 자기 자본 규모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80조원을 넘어섰다.
금투협은 자본시장법 개정과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과 대체 거래소 예비 인가 등 국내 자본 시장 발전 이슈들과 궤를 같이하며 업계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그 결과, 국내 주식 시장은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12위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동안의 비약적인 성장을 구가해 왔지만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와 올해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최근 공매도 전면 금지 등 굵직한 이슈들이 이어지면서 시장 불확실성은 커졌고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 이슈도 불거졌다.
최근 지난 4월 CFD발 주가폭락과 지난 10월에 발생한 영풍제지·대양금속의 주가조작 사태 등 최근 자본시장에서 잇따라 발생한 문제의 원인이 증권사의 미흡한 내부통제 탓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이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협회의 역할이 막중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협회의 존재감이 지나치게 약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공매도 전면 금지에 대해서도 업계의 입장이 정부에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업계의 목소리를 정부와 금융당국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협회가 도리어 당국의 지시를 증권사들에 전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서유석 현 회장이 취임 당시 업계의 목소리를 정부·국회 등에 충분히 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는 미흡한 것 같다”며 “최근 잇따른 내부통제 관련 사고 등으로 떨어진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들어 모든 자본시장의 문제가 증권사와 운용사 탓으로 여기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첫 자산운용사 출신 협회장으로 기대했던 자산운용사들의 목소리 청취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