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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도 팬덤 장사…티켓 쓸어 담는 크로스오버 그룹들


입력 2023.11.25 07:35 수정 2023.11.25 07:3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에서 크로스오버 남성 그룹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탄탄한 팬덤의 수요 덕분에 클래식계의 매출 성장세까지 견인하고 있다.


포레스텔라 전국투어 콘서트 ⓒ비트인터렉티브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발간하는 ‘2023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클래식 장르의 공연건수는 1904건, 티켓예매수는 약 71만건, 티켓판매액은 약 231억원으로 조사됐다. 전년 동기 대비 모든 실적이 증가한 가운데 공연건수, 공연회차, 티켓예매수 증가폭 대비 티켓판매액 증가폭은 무려 42.8%로 가장 큰 수준으로 나타났다.


클래식 장르에 편입된 크로스오버 공연이 전체 클래식 분야의 티켓판매액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해당 장르의 상위 10개 작품 특성을 살펴보면,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서울 앙코르)’ ‘포레스텔라 콘서트’ ‘라포엠 OST 콘서트’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 콘서트’ 등 대부분 대중미디어를 기반으로 팬덤을 쌓은 공연들이 포진되어 있다.


특히 포레스텔라의 경우 인천과 광주, 대구, 부산, 청주, 창원, 강릉 등 다양한 지역에서 공연을 흥행시키면서 상위 10개 공연 중 무려 7개 순위에 이름을 올렸고 또 다른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의 콘서트까지 더해져 크로스오버 그룹이 클래식 분야 상위권을 대부분 휩쓸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포레스텔라와 라포엠은 각각 JTBC에서 방영된 ‘팬텀싱어’ 시리즈의 시즌2와 시즌3에서 우승하면서 데뷔한 그룹이다. 방송을 통해 탄탄한 팬덤을 만든 터라, 내놓는 앨범마다 흥행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콘서트도 연일 매진이다. 아이돌 콘서트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응원봉’도 보유하고 있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현재 대중적 인기를 끄는 그룹들을 보면 대부분 TV 프로그램이나 오디션 프로그램의 영향을 받은 경우들이다. TV를 통해 보여지는 이들의 스토리를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같이 지켜보면서 팀이 됐을 때 파급력이 더 커지는 셈”이라며 “기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와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대중미디어를 통한 크로스오버 그룹의 인기가 일시적인 클래식계의 매출 상승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이들 그룹에 한정된 인기이기 때문에, 전체 공연 시장에 긍정적 역할은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역할은 분명히 드러난다. 크로스오버 그룹들은 자신들의 인기에 힙입어 클래식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라포엠 멤버 최성훈은 첫 단독 콘서트를 정통 클래식과 크로스오버 두 가지 콘셉트로 꾸미면서 클래식을 잘 몰랐던 팬들까지 클래식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다.


관계자는 “꼭 클래식 분야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공연계 전반에서 특정 장르의 마니아층으로만 시장이 형성되어 있으면 시장 성장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뮤지컬, 연극의 경우에도 대중적인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면서 마니아층이 아닌 일반 관객들을 유입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클래식계에서도 미디어를 통해 팬덤을 얻은 크로스오버 그룹들이 활약하면서 새로운 관객이 유입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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