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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실적서 더 중요해진 투자 성적…새 회계 '키워드'


입력 2023.11.29 10:15 수정 2023.11.29 10:15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빅5 영업이익 내 비중 1/4 육박

여전히 본업 영향 절대적이지만

IFRS9으로 자산운용 파이 확대

손해보험사 실적 개선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5대 손해보험사들이 거둔 이익에서 투자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1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본업인 보험 영업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긴 하지만 성장이 정체되면서, 투자의 파이가 눈에 띄게 커진 모습이다.


특히 새로운 회계기준으로 인해 자산운용의 성과가 보험사 실적에서 갖는 중요성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손보사들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거둔 영업이익에서 투자손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23.6%로 전년 동기 대비 4.3%포인트(p) 높아졌다.


손보사별로 보면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의 영업이익 중 투자손익 비중이 각각 29.5%로 27.6%로 높은 편이었다.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의 해당 비율도 각각 22.5%와 20.7%로 20%를 웃돌았다. KB손보만 18.4%로 유일하게 영업이익 중 투자손익 비중이 10%대에 머물렀다.


5대 손해보험사 영업이익 중 투자손익 비율.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대신 보험 영업에 대한 의존은 다소 축소됐다. 전통적인 업권 특성 상 아직 막중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정도는 예전만 못해진 현실이다. 5대 손보사의 영업이익에서 보험손익의 점유율은 80.6%에서 76.4%로 낮아졌다.


액수로 살펴보면 이같은 흐름은 더욱 뚜렷해진다. 투자 부문이 훨씬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저성장에 그치고 있는 보험의 영역을 조금씩 침범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조사 대상 손보사들의 투자손익은 1조7994억원으로 34.6% 급증한 반면, 보험손익은 5조8136억원으로 4.5% 증가에 그쳤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 새 회계 방식인 IFRS9이 자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보험사의 금융 자산의 범주가 조정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의 역량에 더욱 무게감이 실리게 됐다. IFRS9에서 보험사의 금융 자산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과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OCI),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AC)으로 나눠 관리된다.


그 중에서도 새 회계에 따라 도입된 FVPL은 보험사의 실적에 미치는 직접 영향력이 가장 큰 항목이다. FVPL로 분류된 자산은 시가로 평가되는 만큼 금융시장의 가치가 계속 변동하고, 이렇게 평가된 공정 가치가 매 분기 당기순이익에 곧바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FVOCI도 FVPL처럼 평가 손익을 산출하긴 하지만, 이를 당기순이익이 아닌 자본 항목인 기타포괄손익으로 잡는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AC는 공정 가치를 평가하지 않고 이자 손익만 인식하는 자산이다.


그런데 FVPL 비중이 수익증권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금융 자산의 가치 변화가 보험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 보험사는 이전까지 수익증권을 대부분 재량에 따라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해 오면서 수익증권의 이자·배당수익 만을 손익에 반영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IFRS9 하에서 수익증권 항목 중 배당이 발생하는 자산군이 FVPL에 편입되면서 대부분의 수익증권 평가손익이 손익에 반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보험사들은 새 회계기준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새로운 형태 변화가 예상된다"며 "FVPL 확대에 따라 커질 수 있는 실적 변동성에 대한 대비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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