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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임' 삼성 사장단 특명은 '배터리·OLED·AI·전장'


입력 2023.11.30 11:46 수정 2023.11.30 12:29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삼성, 2024년 사장단 인사 통해 '안정 속 혁신' 주문

관록의 수장 지휘 아래 배터리, OLED 등 차세대 기술 개발 성과 주력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 깃발.ⓒ데일리안DB

삼성이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 계열사 CEO를 대부분 유임시킨 것은 현 경영진에 대한 신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배터리, 디스플레이, 전장 등 주력 계열사의 사장단은 바뀌지 않았다. 차세대 기술 투자가 가장 활발한 이 분야를 관록의 수장들에게 맡긴 것은 초격차 기술 개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는 특명의 의미로 해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예년 보다 한 주 앞당긴 지난 27일 사장단 인사를 실시하고 배터리·디스플레이·전장 등 주력 계열사 사장들을 대부분 유임시켰다.


이번 인사로 최주선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를 햇수로만 4년째 이끌게 됐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는 TV, 모바일, IT 시장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도 3분기 누계 3조5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견조한 실적을 기록중이다.


중국 업체들의 난립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을 빠르게 접고 대신 하이엔드 시장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선제 투자로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특히 주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중소형 OLED는 앞선 기술력으로 애플 등 빅바이어와 탄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약한 대형 OLED의 경우, 삼성전자의 내년 OLED TV 판매 계획에 따라 삼성향 QD(퀀텀닷)-OLED 공급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다.


최주선 사장은 내년 삼성, 애플 등 최대 공급사와의 관계를 단단히 구축하는 한편 IT용 OLED 시장을 겨냥한 8.6세대 투자가 적기 이뤄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투자중인 8.6세대 설비로 14.3인치 태블릿 패널을 연간 1000만매까지 생산할 수 있다. 기존 6세대(450만매) 규모를 약 2배 상회한다. 현재 LCD가 장악하고 있는 태블릿, 노트북 시장을 OLED가 끌어오게 되면 중국에 내준 디스플레이 1위 자리도 되찾게 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특히 부사장 승진자를 10명이나 대거 배출하며 이같은 중장기 전략에 힘을 실었다. 신기술 개발 등 차세대 기술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거나 신규 고객을 발굴한 이들을 주로 발탁함으로써 삼성디스플레이가 남다른 경쟁력으로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최윤호 사장도 내년 삼성SDI에서 3년차를 맞이하게 됐다. 최 사장 취임 이후 삼성SDI는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우수한 품질의 배터리를 개발하고, 관련 설비 를 적기 투자해 탄탄한 전기차 고객사들과의 협력을 늘리는 선순환을 구축했다.


특히 최 사장은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에 나서고, 현대자동차와는 7년간 유럽향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냄으로써 삼성 배터리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수요 감소를 이유로 전기차 생산 일정을 늦추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만큼 삼성SDI도 대외 사정을 기민하게 파악하고 내년 판매·투자 로드맵 구성에 나서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때일수록 진짜 실력이 드러나기에 보다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최 사장은 삼성SDI가 지속적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갈 수 있도록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 글로벌 거점 관리 고도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세대 기술 과제 중 하나인 전고체 배터리에서 한 발 앞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올해 삼성SDI 부사장 승진자 다수가 생산성 향상 및 품질 혁신을 주도한 인재인 점도 이 같은 기조를 뒷받침한다.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윤호 삼성SDI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각사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도 내년 삼성전기에서 3년차를 맞이한다. 삼성전기도 2021~2022년 2년 연속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 산업 수요 부진으로 지난해(1조1828억원) 수준에 미달할 가능성이 크다.


장 사장은 그간 고부가 전장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왔다.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 확대에 힘입어 관련 부품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기술 개발 및 판매 확대에 나선 것이다. 그는 주요 사업부마다 전장 전담 조직을 신설해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카메라 모듈, 반도체 기판 분야 등에서 전장용 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사업 비중을 확대해왔다.


그 결과 전장용 초소형·초고용량 MLCC, 전장용 기판·카메라 모듈 개발 성과가 장 사장 임기에 이뤄졌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전기차·자율주행차의 필수 핵심 부품인 파워인덕터 양산에 나서며 가파른 성장을 예고했다. '제2의 MLCC' 라 불리는 파워인덕터는 전원 회로에 적용돼 배터리로부터 오는 전력(파워)을 반도체가 필요로 하는 전력으로 변환시키고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전자부품이다.


내년에도 이같은 전장용 제품 시장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기는 장 사장의 지휘 아래 전장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해외 거래처를 확보해 제품 공급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도 내년 황성우 사장 체제 4년차를 맞이하게 됐다. 클라우드와 물류 사업한 삼성SDS는 클라우드에서는 CSP(Cloud Service Provider), MSP(Managed Service Provider) 사업 등이 성과를 내며 견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물류 부문은 글로벌 운임 하락과 물동량 감소 등으로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삼성SDS는 물류 부문에서는 운임 상승 및 물동량 증가를 예상하는 한편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클라우드에서는 관련 투자로 매출 증가를견인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생성형 AI'를 도입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려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형 Gen AI 서비스’를 내년 1분기 중 출시하기로 했다.


기업들에게 적합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단기간에 더욱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황성우 삼성SDS 사장은 지난 9월 '리얼 서밋 2023'에서 "생성형 AI를 보고 '유레카'를 외쳤다. 기업의 업무 자동화에서 풀리지 않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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