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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은 갔지만 전장이 있다" LG전자, 통신 기술 확보 이유는


입력 2023.12.06 06:00 수정 2023.12.06 09:49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모바일 철수했지만 미래 먹거리에 필요한 '통신'

LG전자, 통신 관련 특허만 3만 건 넘게 보유 중

전장, 로봇, 스마트홈에 필수적인 '6G' 기술

"표준 제정 전이지만, 기술 내재화 및 기술 선점 차원"

LG전자가 도심지역으로는 세계 최장거리 수준인 실외 500m 거리에서 6G 테라헤르츠 대역 무선 데이터 송수신에 성공했다. LG전자 연구원들이 지난 9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6G 테라헤르츠 대역 송수신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LG전자

지난 2021년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한 LG전자가 차세대 통신 기술 주도권 선점에 몰두하고 있다. 미래 시장으로 낙점한 전장 등의 사업에서 통신 기술이 중요한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아직 정확한 기준도, 명칭도 모호한 6G 이지만 선제적 기술력을 확보해 미래 사업 경쟁력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6일 글로벌 특허 검색엔진 키워드 및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해외에서 확보 중인 통신 관련 특허는 3만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보유한 해외 특허 수가 전체 6만 건 가량임을 감안하면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통신 관련 특허에 해당하는 셈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최근 국내외 연구기관과 6G 기술 연구개발에 나선 상태다. SKT,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와의 협업은 물론 해외 유력 통신사들과도 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2019년 국내 최초 6G 산학연구센터 'LG전자-KAIST 6G 연구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국내외 대학 및 연구기관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협력 벨트를 구축 중이다.


지난 10월에는 LG유플러스와 '6G 테크 페스타'를 공동 개최하고 ▲도심지역 실외 500m 무선전송에 성공한 테라헤르츠(㎔) 송수신 모듈 ▲단일자원 양방향 데이터 동시 송수신 기술인 전이중 통신(Full Duplex) ▲신호 간섭 상황에 따라 주파수 채널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동적주파수공유(Dynamic Spectrum Sharing) 등을 소개했다.


앞서 9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일대에서 시험 주파수를 할당받아 진행한 6G 테라헤르츠(THz) 대역 무선 데이터 전송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한 셈이다. 당시 도심지역으로는 세계 최장거리 수준인 실외 500미터(m) 데이터 송수신에 성공했다. 500m는 도심지역 고출력 기지국의 기준간격에 해당하는 기준이다.


이 성과는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프라운호퍼 하인리히-헤르츠 연구소에서 실외 320m 거리 6G 무선 송수신에 성공한 이후 1년여 만에 얻은 쾌거다.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추가적인 성능 최적화 실험을 거쳐 장비 무선 전송 출력을 50% 이상 추가 향상시킨 성공적인 결과물을 공개한 셈이다.


그렇다면 LG전자가 이처럼 도심 속 6G 통신 상용화에 몰두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회사가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자율주행, 모빌리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홈 등의 다방면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LG전자가 현재 주력 중인 전장에서는 도심 속에서 주행하는 차량의 내부 및 외부를 안정적으로 잇는 연결 기능이 핵심이다.


특히 LG전자가 지향하는 미래 모빌리티는 '사무공간 및 거주 공간의 축소판'이다. 앞서 자율주행 콘셉트카 '옴니팟' 실물을 여러 전시회에서 공개했지만, 미래 모빌리티는 몰입형 실감 콘텐츠와 통신-AI 결합 등이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처럼 통신 기술 개발이 자체적으로 구축해야 할 핵심 기반이 된 것이다.


현재 5G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훨씬 빠른 것으로 알려진 6G 기술에 관심을 쏟는 이유다.전장 뿐만이 아니라 로봇 사업에도 통신 기술의 역할은 크다. LG전자는 현재 클로이 로봇 사업을 영위 중이다. 수십대의 클로이 캐리봇이 물건을 적재해 운반하는 솔루션도 고객사들에 제공 중인데, 안정적인 데이터 송수신을 위해 통신은 필수적이다.


LG전자는 지난 2021년 미국통신산업협회(ATIS) 주도의 6G 기술단체 넥스트 G 얼라이언스(Next G Alliance, 이하 NGA)의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s) 분과 워킹그룹 의장사로 선정됐다. 올해는 2년간 연임을 확정하며 오는 2025년 5월까지 NGA가 수립하는 로드맵에 기반해 6G의 다양한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 요구사항을 제정하는 프로젝트를 총괄한다.


NGA 의장사로 활동하고 있는 기업은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권을 통틀어 LG전자가 유일하다. LG전자 외에는 퀄컴, 노키아, 에릭슨, 마이터 등 글로벌 통신기술을 선도하는 업체와 기관들이 NGA의 의장사를 맡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6G는 표준 제정 전 단계다. 정확한 기준이나 그 상징성도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차세대 통신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원천기술 확보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 메타버스, 로봇, 도심항공(UAM) 등 미래 신사업 전반에 혁신을 가속화할 6G와 관련해 철저한 선행 연구개발을 통해 표준 기술을 선점하고자 한다"며 "LG전자는 계열사인 LG유플러스와의 협업 외에도 자사 제품과 사업화에 연계된 부분을 중점 개발하며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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