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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대출 내년에도 성장세…대기업·주담대 수요 '촉각'


입력 2023.12.11 06:00 수정 2023.12.11 06:00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원화대출금 전년 대비 5% 증가 전망

대기업, 회사채보다 은행 대출 선호

전세대출 역성장에도 주담대가 견인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국내 은행권이 내년에도 대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회사채보다 은행 대출을 선호하는 대기업과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가계 수요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을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내년도 원화대출금은 전년 대비 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3.9%보다 1.1%포인트(p) 확대되는 수준이다. 기업대출 성장률은 5.4%로 전년(6.7%) 대비 소폭 둔화에 그치고,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가계대출이 4.3%로 전년(0.1%)보다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 추정이다.


기업대출에서는 대기업 대출이 10.6% 늘어나며 전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운전자금뿐 아니라 시설자금에 대한 수요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지난 10월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이 풀리면서 은행들의 자금 조달 수단이 다변화한 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이 풀린 것은 은행 입장에서 평균 조달비용률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은행채 발행 확대가 일반 회사채의 구축 효과를 일으키면서 금리 여건상 회사채보다 은행 대출을 선호하는 대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채가 은행 대출보다 금리 메리트가 떨어진 가운데 올 10월까지도 7개월 연속 회사채 순상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기업 자금 담당자 관점에서 1~2년 내 시장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듀레이션이 3년인 회사채보다 더 짧은 은행 대출을 선호하는 현상도 관찰된다"고 부연했다.


반면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중소기업 대출 성장세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은행권의 내년 중소기업 대출 성장률은 4.1%로 전년(5.2%)보다 1.1%p 하락할 것으로 백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누적된 생산자물가 상승과 원자재·중간재 가격 변동성 확대로 예비 자금 확보 수요가 더 높은 중소법인대출이 5.8% 증가해 전체 중소기업 대출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면서도 "개인사업자 대출은 부동산임대업 대출 수요 부진과 은행들의 대출 태도 강화로 해당 기간 2.0%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대출 부문에서는 여전히 주택담보대출이 전체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의 내년 가계대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4.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주택 월간 매매량은 지난해 7월부터 급갑한 이래 올 1월 2만6000호까지 감소했다. 다만 연초 정부의 부동산 시장 부양책과 대출 규제 완화 및 시장금리 하락이 맞물리면서 같은 해 3월 5만2000호까지 빠르게 반등했다. 이후 지난 9월까지 월평균 5만1000호를 유지하고 있다.


백 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이 거래량 통계를 2개월 후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말까지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주택 가격 반등에 힘입어 지난 4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위주로 증가했지만, 6월부터는 일반 주택담보대출도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과 우대형은 각각 지난 8~9월, 9~11월 두 차례 금리가 인상됐다. 지난 9월 27일부터는 일반형 취급이 제한되면서 디딤돌대출과 일반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가계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백 연구원은 "가계대출 증감에 상반된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견조한 가계대출 수요와 가계부채 관리 대책이라는 정책을 모두 고려하면 내년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4.7% 증가해 전년 대비 3.0%p 개선될 것"이라면서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 규제 완화나 역전세난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전세대출은 1.3% 역성장하겠지만, 일반 주택담보대출이 8.9%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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