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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30만 돌파…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증명한 영화의 힘 [D:영화 뷰]


입력 2023.12.25 14:19 수정 2023.12.25 14:1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4주 동안 박스오피스 상위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괴물'로 누적 관객 수 30만을 돌파하며, 일본 영화 중 최고 흥행 스코어를 썼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괴물'의 누적 관객 수는 33만 7886명이다. 지난달 29일 개봉해 약 한 달 동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괴물'은 '서울의 봄'의 열풍 속에서 장기 흥행에 성공해 '몬스터 버스터'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다.


신카이 마코토, 호소다 마모루, 와타나베 신이치, 안노 히데아키 등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국내에서 유독 높은 인지와 탄탄한 팬덤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일본의 실사 영화 감독 중, 대중적으로 가장 독보적인 인지도를 갖춘 감독이다.


'어느 가족'으로는 칸 황금종려상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는 칸 심사위원상, '아무도 모른다'의 배우 야기라 유야는 칸영화제 최연소 남우주연상 수상자가 됐으며 최근 개봉한 '괴물'은 올해 칸 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 대부분 국내에서도 상영돼 영화 팬들의 환영을 받았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12만, '바닷마을 다이어리' 10만, '태풍이 지나가고' 9만, ‘어느 가족’ 17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지난해 개봉한 '브로커'는 120만 관객 수를 기록했지만, CJ ENM에서 투자배급한 한국 작품으로 '괴물'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 중 국내에서 가장 성공을 거둔 작품이 됐다.


흥행을 기념하고자 지난 20, 21일 양일간 '괴물'의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가 서울을 방문해, 취재진과 기자간담회, 관객들과 무대인사를 진행했다. 당시 두 배우의 무대인사 상영관은 예매 오픈 후 2분 만에 전석이 매진되는 풍경을 만들었다. '괴물'의 무대 인사는 암표 거래가 이뤄지기도 해 배급사 미디어캐슬이 적발시 민 형사상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경고 하기도 했다.


이번 '괴물'의 흥행은 그 동안 일본 사회 문제를 따뜻하면서도 날카롭게 지적해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연출력과 장르를 불문하고 일본 최고 드라마 작가로 분류되는 사카모토 유지의 탁월한 각본, 故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 여기에 쿠로사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안도 사쿠라, 나가야마 에이타, 다나카 유토 등 배우들의 열연까지 모든 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관객들의 입소문을 탔다.


특히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 마을 다이어리', '어느 가족' 등을 통해 가족의 관념을 해체하고 다시 쌓아 올리며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감정과 관계에 집중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미혼모, 이혼, 아동학대 등 사회문제를 극에 녹여왔던 사카모토 유지 작가의 합이 빛났다.


청소년 성소수자를 소재로 다루면서 사회가 가지고 있는 평범한 선입견과 무의식의 폭력을 들춰내 감독과 작가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괴물'로 완성했다.


아들 미나토 행동에 이상함을 감지한 엄마가 학교에 찾아가면서 의문의 사건에 연루된 주변 사람들 모두가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되는 이야기는, 엄마, 선생님, 아들 미나토의 세 가지 시선에 맞춰 퍼즐을 맞춰간다. 이 과정에서 왕따, 학교의 무능함, 가정 내 아동 학교, 성소수자 차별 등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떠다니는 걸 볼 수 있다.


고레에다 감독은 화상 간담회에서 "이 영화를 통해 일본 제도 자체를 비판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 인간 내면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일반적으로 쓰였던 표현들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알게 하고 싶었다. 중요한 건 그런 말을 쓰는 사람들은 상처 주기 위해서가 아니란 거다. 소년들의 입장에서는 억압적이고 폭력적일 수 있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생기는 가해와 피해를 말하고자 했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괴물'의 흥행은 고레에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일본 만의 문제가 아닌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는 오늘날의 사회문제로 국내에서도 많은 관객들의 지지를 받은 셈이다. 쿠로카와 소야는 '괴물'의 흥행에 대해 "한국에서 이렇게 많은 분이 봐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알지 못했다. 제가 속으로 생각한 건 실제로 많이 봤다는 걸 듣고 일본이나 한국이나 영화를 보는 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기뻐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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