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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에겐 10만전자 간다더니…증권사, 삼전·하이닉스 대량 매도


입력 2024.01.11 07:00 수정 2024.01.11 12:35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기관 삼전 8050억원 순매도…금융투자 절반 넘어

올해 보고서 11곳 중 7곳 목표가 상향과 정반대 행보

증권사들이 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면서도 주식은 대량 매도하는 중이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들이 반도체주를 유망 업종으로 꼽으면서도 연초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대거 정리하고 있다. 업종 분석과 매매 동향이 상반된 행태로 이같은 행보가 반복되면서 증권사를 바라보는 개인 투자자들의 눈총도 따가워지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전날인 10일까지 기관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805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중 금융투자가 절반 이상인 4556억원(약 57%)을 차지했다.


금융투자는 기관투자자로 분류되는 여러 수급 주체 중 은행과 보험을 제외한 증권사·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 등을 말한다. 특히 증권사 비중이 높은데 증권사는 통상 자체 자금을 운용해 주식을 매매한다.


이는 같은기간 개인과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각각 7232억원, 649억원 순매수한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삼성전자 주가는 올 들어 6.24%(7만8500→7만3600원) 나 하락하며 8만전자와 다시 멀어지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같은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기관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2010억원을 순매도했는데 금융투자는 이 중 절반 이상인 1079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전체로 보나 금융투자만 놓고 보나 SK하이닉스를 삼성전자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 들어 5.65%(14만1500→13만3500원) 하락하며 14만원선이 무너졌고 이제 13만원선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팔아치우면서도 눈높이는 높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4개 증권사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은 9만3708원으로 이전 목표가 9만1391원 대비 2.54%(2317원) 상향 조정됐다.


올 들어 보고서를 새로 제출한 11개 증권사 중 과반 이상인 7곳이 목표가를 올렸는데 이중 10만원 이상을 목표가로 낸 곳은 3곳이나 된다. 가장 낮게 잡힌 목표가도 9만3000원으로 최소 9만원은 넘어설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24개 증권사의 목표가 평균도 17만원으로 직전 목표가 평균인 15만8000원에서 3.24%(1만2000원) 상향 조정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은 각각 4.00, 3.96으로 매수 의견이 유지됐다.


투자의견은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최근 3개월 동안 발표한 투자 의견을 점수화 해 평균한 수치를 말한다. 1점은 강력 매도, 2점은 매도, 3점은 중립, 4점은 매수, 5점은 강력 매수로 풀이된다.


1월 2~10일 투자주체별 삼성전자 매매동향. ⓒ데일리안 황인욱 기자

증권사들이 종목 분석 보고서를 긍정적인 의견으로 내면서도 실제로는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계속 되풀이되고 있는 행태로 최근의 사례에서도 나타난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연말 공매도 전면 금지 시행을 근거로 공매도 잔고 비율이 높은 2차전지 종목의 상승 여력을 높게 평가했는데 정작 주식은 대량으로 순매도했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28일까지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금융투자는 시장을 통틀어 에코프로비엠을 가장 많은 406억원 순매도했고 LS머트리얼즈와 에코프로도 각각 357억원, 145억원 순매도 했다.


증권사들의 매매동향을 두고 개인투자자 불만이 이어지자 당국은 리서치 보고서 신뢰성 제고를 통한 해결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 제재는 한계가 있어서다.


이에 당국은 지난해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에 대한 신뢰성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데 ‘매도 리포트 의무화’ 등 제한된 방안만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가 특정 회사에 대한 부정 평가를 할 경우 주가 하락에 원인을 제공했다는 반발이 나온다”며 “당국이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고려해 부담 경감 방안도 고심할 필요가 있다”고 토로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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