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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판매 홍콩 ELS서 열흘여 만에 2300억 손실 확정


입력 2024.01.21 07:54 수정 2024.01.21 07:54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5대 은행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5대 은행이 판매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올해 들어 열흘여 만에 23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이 확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H지수가 계속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원금 손실률은 50%를 훌쩍 뛰어 넘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에서 판매된 홍콩 H지수 기조 ELS 상품에서 올해 들어 19일까지 발생한 손실은 2296억원이다.


이번 달 8일부터 첫 원금 손실이 확정됐음을 감안하면 11일 만에 손실액이 20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전체 손실률은 52.8%로 집계됐다. 이 기간 만기 도래한 원금 4353억원 중 2057억원만 상환됐다. 일부 상품에서는 지난 17일 56.1%의 손실률이 확인되기도 했다.


홍콩H지수 ELS에서 원금 손실이 잇따르는 이유는 상품이 판매된 2021년 이후 홍콩H지수가 반 토막 난 탓이다. 홍콩증권거래소 상장 우량 중국 국영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는 2021년 초까지만 해도 1만~1만2000포인트에 달했지만, 지금은 5000포인트 대까지 추락한 상태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된다. 통상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회를 주고, 만기 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준을 밑돌면 통상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홍콩H지수 ELS의 손실은 앞으로 훨씬 더 불어날 공산이 크다. 홍콩H지수가 고점이던 2021년 판매된 상품들의 만기가 이제 속속 돌아오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홍콩H지수 기초 ELS 총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이중 79.6%인 15조4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분기별로는 올해 1분기 3조9000억원, 2분기 6조3000억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의 만기가 집중돼 있다.


해당 상품들이 원금 손실을 피하려면 올해 상반기 홍콩H지수가 2021년 상반기 대비 65~70% 수준은 돼야 한다. 상품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녹인형은 녹인 발생 시 통상 70%인 최종 상환 기준선을, 녹인 미발생 시 통상 50%인 녹인 기준을 넘어야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노 녹인은 65% 정도가 수익상환 기준선이다.


금융당국은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과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키움·신한투자증권 등 홍콩H지수 ELS 주요 판매사 12곳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불완전판매 여부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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