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尹-韓 극적 봉합…'민생 드라이브' 전망
정치적 부담 큰 '이태원특별법' 한텀 건너뛰어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전격 회동하며 갈등을 매듭지은 가운데, 멈췄던 핵심 민생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하 이태원 특별법) 처리를 순연했다.
국무총리실은 23일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날 밤, 국무회의 안건에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안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법안인 만큼 관계 부처 간 최종 조율 작업이 아직 더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코로나19 확진으로 공석 상태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어떤 결론을 내린 게 아니기 때문에 실무적 조정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이태원특별법은 지난 9일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법안은 지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고, 피해자 구제 및 지원 방안 논의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여당은 이태원 특별법에 특조위원 구성을 야당 주도로 하는 내용 등을 '독소 조항'으로 규정하고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했다.
이태원특별법을 포함한 '민생 이슈'는 정부·여당 내 갈등이 수습되는 대로 처리될 전망이다. 관계자는 "국무회의 조치는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과의 갈등 봉합을 우선하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처 간 협의 절차를 거쳐 국무회의를 열고 민생 이슈를 살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총선이 8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내분은 선거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갈등 격화를 막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열차에서 윤 대통령과 "여러 가지 민생 지원에 관한 얘기를 길게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정치는 민생 아니겠느냐.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민생에 관한 여러 가지 지원책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 건설적인 말씀을 많이 하셨고, 내가 잘 들었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이 민생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을 늘리고, 관계부처에 강력한 쇄신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부·여당이 그간 혼란을 마무리하고 총선 승리를 위한 쇄신을 해나가려면 상당한 수준의 정치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