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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의 1년 천하?…삼성전자 "올해는 둘 다 덤벼"


입력 2024.01.26 11:01 수정 2024.01.26 11:07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현대차‧기아 작년 영업익 1‧2위…삼성전자 반도체 부진 '어부지리'

올해 가이던스 현대차 15조‧기아 12조…삼성전자 컨센서스 34조

삼성전자 서초사옥(위),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전경. ⓒ데일리안DB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영업이익에서 나란히 국내 상장사 1‧2위에 오르며 2022년까지 14년간 1위를 지키던 삼성전자를 밀어냈다.


하지만 이는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메모리반도체 업황 사이클 다운턴에 따른 것으로, 올해 반도체에서 손익분기점만 넘어도 삼성전자가 다시 영업이익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현대차와 기아를 합친 것보다 월등히 높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전날 실적발표 컨퍼런스를 열고 지난해 각각 15조1269억원, 11조607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호황 시절의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연간 10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만한 기업은 없으니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 1‧2위 자리는 확보된 셈이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조730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지난 9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지난해 미결산 잠정 영업이익은 6조5400억원에 그쳤다.


기본적으로 현대차와 기아가 장사를 잘 했고, 대외 환경도 좋았다. 북미와 유럽 등 고수익 시장에서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고수익차종을 중심으로 판매믹스도 개선됐다. 여기에 원자재가 하락에 따른 재료비 감소와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원화 약세)까지 뒷받침됐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4.0%나 올랐고, 같은 기간 기아도 60.5%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 10조원대 영업이익으로 나란히 상장사 1‧2위의 자리에 오른 것은 일종의 ‘어부지리’라는 시각이 많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실적이 이례적으로 부진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자료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만 받쳐준다면 연간 50조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다. 2022년 영업이익은 43조원, 2021년은 51조원에 달했다. 2018년에는 영업이익 58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해는 반도체가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실적을 사업부문별로 나눠보면 모바일(MX) 부문에서만 12조5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SDC)의 추정 영업이익도 5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두 개 부문에서의 영업이익만 해도 현대차를 넘어선다.


그럼에도 반도체 부문(DS)에서 10조원대 적자를 내며 전체 실적을 깎아먹었다. 가전·TV 사업 실적은 전체 영업이익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만한 수준이 아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업황은 지난해 4분기 바닥을 쳤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까지 12조6900억원에 달했던 반도체 부문 누적 적자가 4분기 소폭이나마 흑자를 내면서 일부 개선됐다. 올해는 PC, 모바일, 서버 등 수요산업의 회복세로 D램을 중심으로 가격 반등이 이뤄지며 10조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내부적으로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를 11조5000억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부문도 지난 19일부터 사전판매를 시작한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가 25일까지 일주일간 역대 갤럭시S시리즈 최다 기록인 121만대의 실적을 올리는 등 시장에서 좋은 반향을 얻고 있어 호실적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약 34조원으로, 2020년(35조9939억원)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도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 실적을 올해 다시 한 번 경신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매출액 성장률 목표를 전년 대비 4.0~5.0% 수준으로 설정했다. 영업이익률 목표는 8.0~9.0%로 잡았다. 최대치를 반영하면, 매출액 170조7978억원, 영업이익 15조3717억원이 올해 현대차 가이던스 상단이 된다.


기아는 올해 매출액 101조1000억원, 영업이익 12조원, 영업이익률 11.9%를 목표로 설정했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 목표를 더하면 27조371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원가량 높은 수준이지만, 삼성전자의 컨센서스에는 한참 못 미친다. 지난해 나란히 삼성전자를 추월한 현대차‧기아가 올해는 둘이 합쳐도 삼성전자보다 아래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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