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새로운미래로 열흘만에 복귀
이어 이준석도 개혁신당 분열 공식화
다른 정당은 공천 신속히 이뤄지는데
확정자 '0명'…비례대표 정당 되나
4·10 총선이 21일로 정확히 4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선의 변수로 여겨진 '제3지대 신당'은 통합과 분열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경선과 공천 방향을 정리하며 신속히 움직이고 있는데,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은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직까지 지역구 후보가 전혀 결정되지 않으면서 과연 각 지역구에서 총선을 제대로 치러낼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과 더불어, 비례대표 의석 분배만을 노리는 정당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미래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는 "통합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라고 개혁신당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도 한 시간 뒤 기자회견을 열어 "정당의 통합을 선언한 지 10일 만에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가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며 결별을 공식화했다.
이로써 이번 총선의 '메기' 역할을 하리라 여겨졌던 '제3지대 신당'은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이 각개약진하게 됐다. 다만 설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9일 통합한 이래 열하루 간의 진통을 거쳐 다시 분열하는 등 붙었다 쪼개졌다 하면서 시간만 허비하는 바람에 총선 준비는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시스템 공천'을 도입한 다른 당과 비교하면 총선 준비의 진척 속도는 더욱 더디다는 관측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금까지 3차에 걸쳐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단수공천 47곳, 경선 37곳 등 전국 253개 지역구 중 84곳의 공천 방향을 정리했다. 21일 오전에는 4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고, 저녁엔 23개 지역에 대한 1차 경선 결과도 확정된다.
국민의힘의 진도는 더 빠르다. 253개 지역구 중 절반이 넘는 164개 지역구의 공천 방향을 정리했다. 전날까지 103개 지역구를 단수공천 또는 우선추천하고 61개 지역구에서는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반면 '제3지대 신당'은 아직까지 공천 확정자가 0명이다. 일단 거대 양당과는 달리 공천 작업을 진행할 공천관리위원회를 아직 꾸리지도 못했다.
총선 50일선이 깨진 가운데, 아직까지 지역구 후보가 전혀 결정되지 않으면서 과연 지역구 총선을 제대로 치러낼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공천이 확정되지 않으면 그만큼 선거운동에 투입할 수 있는 기간이나 화력에도 지장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제3지대 신당'이 비례대표 의석 분배만을 노리는 정당으로 전락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정당은 정체성이나 대표성이 제일 중요하고, 존재 이유인데 너무 이질적인 세력들이 모인만큼 결별이 이미 예고돼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개혁신당은) 지역구보다 비례대표 투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이낙연 주도 신당은 경쟁력 있는 인물들이 있어 지역구와 비례대표 '투 트랙'을 펴겠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교차투표를 통한 비례대표 득표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 나아가 개혁신당의 비례대표 확보도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학교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최근 의정활동 평가 논란에 따라 현역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진다면 새로운미래로 들어가는 의원들이 늘어 개혁신당이 노리던 '기호3번' 획득도 힘들어질 것"이라며 "(개혁신당의) 비례대표 득표 상황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