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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무용론’ 확산…청년주택드림, 흥행 여부 귀추


입력 2024.02.21 06:17 수정 2024.02.21 06:17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분양대금 80%까지, 연 2%대 저리 대출 지원

서울 아파트 1년 새 3.3㎡당 분양가 21% 급등

파격적 혜택에도 실효성 떨어져…서울선 무용지물

정부가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청년우대형 청약통장보다 혜택을 더 늘린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을 마련했다.ⓒ데일리안DB

정부가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청년우대형 청약통장보다 혜택을 더 늘린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을 마련했다.


분양가가 천정부지 치솟으면서 청약통장 무용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청년층을 겨냥한 정부 정책이 빛을 발할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청년 내 집 마련 정책으로 발표한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19~34세 무주택 청년의 주택 구입과 자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존 청년우대형 청약통장보다 지원내용을 대폭 확대·개편했다. 연소득 5000만원 이하 무주택 청년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납입금액에 따라 최고 연 4.5% 금리와 납입금액의 40%까지 소득공제가 제공된다. 월 최대 1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청약통장과 대출을 연계한 것이 특징이다.


통장 가입 기간 1년 이상, 납입액 1000만원 이상 조건을 채우면 청약 당첨 시 ‘청년주택드림 대출’도 이용할 수 있다. 분양가 6억원, 전용 85㎡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최저 연 2.2% 저리(소득·만기별 차등)로 집값의 80%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만기는 최대 40년이다.


분양계약금 납부 목적으로 납입금 은 일부 중도인출 가능하며, 결혼·출산 시 추가 금리 인하 혜택이 주어져 최저 1.5%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이자율도 높은 데다 정부의 정책 상품 가운데 대출조건도 가장 좋다. 국토부는 진입장벽이 낮아진 만큼 연간 약 10만명의 수혜자가 생길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분양시장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무주택 청년의 가입 움직임이 두드러지지 않을 거란 의견이 나온다.


자잿값 급등으로 분양가가 지속 상승하면서 청약통장 이탈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3714만원으로 1년 전 대비 21.0% 치솟았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같은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2556만1376명으로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말 2561만3522명 대비 5만2146명 감소했다. 19개월 연속 감소세다. 수도권을 살펴보면 서울은 598만4674명에서 597만4299명으로, 인천·경기도 842만5176명에서 841만2063명으로 한 달 사이 1만명 이상 줄었다.


청년주택드림 대출 대상 주택이 제한적이란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서울에서 분양가 6억원, 전용 85㎡ 이하 요건을 충족하는 아파트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분양한 1만6400여가구 가운데 분양가 청년주택드림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물량은 1610가구, 10가구 중 1가구에 채 못 미친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가는 수요자들은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면 그에 따른 메리트가 분명해 어느 정도 가입하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청년들이 체감할 만한 혜택이 되려면 정부에서 앞으로 공공택지를 얼마나 공급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양가가 워낙 많이 오른 상태여서)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았을 때 기존 아파트와의 가격 차이가 얼마나 될 것이냐에 따라 성패가 달려있다고 본다”며 “분양가 규제를 통해 저렴하게 주택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혜택을 활용해서 주택을 구입하려면 서울보다 서울 외곽, 수도권 일대로 발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이마저도 서울과 접근성이 떨어질수록 조건을 충족하기 수월해지기 때문에 정책 실효성을 기대하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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