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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가운 입고 쇠고랑 찬 '의새'…여론은 "지금 상황에 장난치나"


입력 2024.03.02 13:18 수정 2024.03.02 13:18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의사들 스스로를 희화화하며 '상대적 약자' 입장 부각 의도

단순한 발음실수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다는 부정적 의견도

최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의사와 새를 합성한 '의새' 이미지가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의사들 사이에서 '의새(의사를 비하하는 말) 챌린지'가 확산되고 있다. 스스로를 자조적으로 희화화하면서 '상대적 약자'라는 처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지난달 22일 '젊은 의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안녕하세요 의새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의사와 새를 합성한 이미지들이 여럿 게시됐다. 이미지와 함께 '넌 쉬면서 뭐할 거야?'라는 질문에는 "다이어트!", "군의관 친구 근무지 가서 이탈시키기" 등의 답변도 함께 달렸다.


정부가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을 향해 지난달 29일까지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것과 관련해 응급실 앞에서 쇠고랑을 찬 이미지도 등장했다. 이 그림에는 "필수의료 의새, 사람을 살리고 싶어 필수의료를 선택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으면 과실이 없어도 형사처벌을 받기 때문에 결국 교도소로 잡혀가고 있다"라는 글도 함께 게재됐다.


또 김건희 여사를 묘사한 듯한 캐릭터까지 등장시키며 현 상황을 정치적 논란을 덮기 위한 '음모론'으로 해석하는 이미지까지 등장했다.


ⓒ페이스북 캡처

이렇게 의사 스스로 본인들을 비하하는 단어인 '의새'를 쓰게 된 이유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의 발음 때문이다.


박 차관은 지난 19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독일, 프랑스, 일본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동안 의사들이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한 일은 없다"고 말했는데, 여기서 '의사'가 '의새'로 들렸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성명을 통해 이를 비판했으며 한 의료계 인사는 박 차관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복지부 측은 "한국이 아닌 해외의 의사에 대해 말하는 대목이었고, 브리핑 중 의사를 많이 언급했는데 딱 1번 발음이 잘못 나온 것"이라며 "차관이 격무에 시달려 체력이 떨어지며 실수한 것을 두고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의사들 사이에서는 '의새'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


의료 대란으로 환자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소식이 연일 전해지는 가운데 의사들의 이러한 챌린지는 단순한 발음 실수를 확대 해석해 희화화하는데 매몰됐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SNS상에서는 '의마스'(의사+하마스), '의주빈'(의사+조주빈) 등 비하하는 단어까지 나오고 있다. 의사들 가운데서도 "정부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의대 증원 반대 의견이 아닌 가벼워 보이는 대응에 오히려 국민들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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