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證, 견고해진 양홍석-오익근 체제…종투사 넘어 초대형 IB까지?

경영진 연임 동시에 자기자본 3조 달성

사옥 매각 순항…종투사 진입 무난 전망

3세 경영 탄력…초대형 IB 도약 기대감↑

양홍석 대신파이낸셜그룹 부회장(왼쪽)과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오른쪽). ⓒ대신증권

대신증권이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하며 경영진 리더십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오익근 대표이사가 연임에 성공하면서 오너가인 양홍석 대신파이낸셜그룹 부회장과 오 대표 체제가 견고해지면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 조기 달성을 넘어 대형사 도약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연내 종투사 진입을 넘어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는 최근 대신증권이 오 대표 연임으로 기존 경영진 체제가 유지된 가운데 종투사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동시에 달성한 데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연내에 초대형 IB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오익근 대표이사 3연임안과 양홍석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가결시켰다.

회사측은 이날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운영자금 2300억원을 조달한다는 내용을 담은 유상증자 결정 공시를 내며 RCPS 발행으로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대신증권이 작년부터 종투사 자격 신청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 왔던 점을 고려하면 향후 양홍석·오익근의 투톱 경영 체제가 견고해질 수 있는 흐름이다. 대신증권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로 종투사 자격을 신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사옥 매각도 순항하고 있어 종투사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대신증권은 NH-아문디자산운용 등과 사옥 매각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승인이 나오면 대신증권은 국내 10호 종투사 타이틀을 얻게 되며 사업다각화를 통해 ‘퀀텀점프(비약적 도약)’를 노릴 수 있을 걸로 기대된다. 종투사는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고 헤지펀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진행할 수 있다.

서울 을지로 대신증권 사옥 전경. ⓒ대신증권

업계는 종투사 진입을 대신증권의 ‘3세 경영’이 보다 확고해질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양 부회장이 홀로서기에 나서며 경영 리더십을 드러낼 수 있는 첫번째 가시적 성과이기 때문이다.

양 부회장은 창업주인 고 양재봉 명예회장의 손자로 지난해 3월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모친인 이어룡 대신파이낸셜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 받으며 3세 경영의 서막을 알렸다.

양 부회장은 라임펀드 관련 중징계 리스크에 직면하기도 했으나 당국이 지난해 11월 당초 제재 수준보다 한 단계 낮은 ‘주의적 경고’를 결정하며 경영 1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발판을 마련했다. ‘주의적 경고’는 상위 제재인 ‘문책 경고’와 달리 임기 정지 등의 내용을 포함하지 않는다.

종투사 진입은 양 부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오 대표의 존재감도 키울 전망이다. 오 대표는 지난 1987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뒤 40년 가까이 대신파이낸셜그룹에서 근무하고 있는 원조 ‘대신맨’으로 안정적 리더십을 보이며 대내외적 평판이 두텁다.

그는 대신저축은행 대표이사와 대신증권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20년 3월부터 대신증권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번에 연임에 성공하면서 오는 2026년 3월까지로 임기가 연장되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경영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앙 부회장과 오 대표는 종투사 진입 이후 초대형 IB 도약을 목표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회 결의로 설립 가능한 점포 범위를 지점·영업소·사무소에서 현지법인까지 확대했는데 이를 두고 해외 진출의 포석을 다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경쟁사들과 달리 직면한 리스크가 뚜렷하지 않아 경영진 연임에 무리가 없었다”며 “경영진들이 꾸준한 성과를 보이고 있어 내부적으로도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