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 홈런포가 개막 8경기 째 터지지 않고 있다.
오타니는 3일(한국시각)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4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무안타 1볼넷의 성적표를 받았다.
AL MVP(만장일치)에 선정된 지난 시즌 홈런왕(44개)에 등극했던 오타니는 올 시즌 8경기를 치렀는데 아직까지 홈런이 1개도 없다.
개막 후 홈런이 가장 늦게 터진 때가 2022시즌. 당시에도 30타석 만에 홈런이 나왔다. 올 시즌은 무려 개막 후 37타석 동안 홈런이 없다. 무키 베츠(5홈런)-테오스카 에르난데스(4홈런)가 연일 홈런포를 가동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시즌 타율도 0.242(33타수 8안타)로 만족스럽지 않다. 최근 5경기로 좁히면 타율은 0.200(20타수 5안타)에 그친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인해 올 시즌 투수가 아닌 타자로만 나서는 오타니는 초조할 수 있는 상태다. 지난해 12월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액인 10년 총액 7억 달러(9446억원)를 퍼붓고 오타니를 영입한 다저스도 표현은 하지 않지만, LA 현지언론들은 고개를 갸웃한다.
일본 언론들은 “타구 속도는 괜찮았는데 발사 각도가 좋지 않아 홈런이 터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타니의 큰 타구가 잡힌 경우도 몇 차례 있었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는 배경에는 역시 ‘통역사 불법도박 스캔들’이 자리하고 있다.
오타니와 가족처럼 지냈던 전 통역사 미즈하라는 지난달 미국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불법 도박을 했다. 이 사실을 오타니에게 털어놓았다. 그러자 오타니가 ‘다시는 도박을 하지 말라’고 하면서 내 도박 빚을 대신 갚아줬다”고 밝혔다.
오타니가 불법 도박 세력에게 돈을 건넸다(이체)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가 된다는 것을 파악한 미즈하라는 또 다른 인터뷰를 통해 “오타니 몰래 계좌에서 내가 송금했다”고 말을 바꿨다. 현실적으로 60억 가까이 되는 돈을 오타니 본인 모르게 송금했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졌고, 오타니를 향한 의구심도 커졌다.
오타니는 질의 응답 시간 없이 취재진 앞에서 “결코 불법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인지했고, 이를 알고 대신 갚아줬다면 징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오타니가 (계좌 송금에 대해)알았든 몰랐든 지금 심경은 매우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 여파가 성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한편, 오타니와 타격 맞대결을 펼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는 이날도 안타를 뽑았다.
삼진은 2개 당했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다저스 마무리 에반 필립스의 커터(시속 150km)를 때려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이정후는 5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6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타율 0.292(24타수 7안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