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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 사태에 유가 고공행진…국내 정유사 영향은?


입력 2024.04.15 14:30 수정 2024.04.15 14:30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이란, 지난 13일(현지시간) 보복 차원으로 이스라엘 대규모 공격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중동산 의존도 높은 국내 정유업계 ‘긴장’

정유사, 수급 리스크 확대와 급상승한 유가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

이란이 13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EPA·연합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자 국내 정유업계는 긴장 태세에 돌입했다. 산유국의 감산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 전쟁이 확전되면 공급망 리스크는 높아지고 국제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에 이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 경우 원유 수급에 큰 차질을 빚게 됨은 물론 각국의 경제적 파장이 커지게 된다.


현재로서는 이란이 더 이상의 공세를 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설 경우 이란이 수시로 무기화했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 원유 수급에도 비상등이 들어왔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의 전체 원유 수입량에서 중동산이 약 72%를 차지하는 가운데 이 중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서다. 특히 사우디 아람코가 모회사인 에쓰오일은 타 경쟁사 대비 그 비중이 더 높다.


이번 사태로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히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실현되지 않더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3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만큼 유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현재 중동 정세 악화에 올 초 배럴당 70달러였던 국제유가는 최근 5개월여 만에 90달러대를 돌파했다. 통상적으로 산유국과 원유 수입국에서 수용 가능한 수준을 70달러에서 80달러로 본다.


정유업계에서는 공급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데 산유국의 감산,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이벤트 등에서 이어진 국제유가 상승은 불안정성을 확대해 좋게만 해석할 수 없다. 특히, 안정적인 수요에 따른 유가 상승은 정유업계에서도 예상과 대처를 할 수 있으나 이런 급등과 급락은 리스크로 작용한다.


원유 도입 자체의 문제뿐만 아니라 과도한 유가 상승은 석유제품 수요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점도 문제다.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도 악화되는 상황이다.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정제마진이 4달러대까지 하락하면서 정유업계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반 토막 났다.


올해 정제마진이 개선돼 15달러대까지 올랐다고 알려졌으나 업계관계자들은 이는 과장된 수치라고 입을 모았다. 정제마진은 올 초 9~10달러대까지 오르긴 했으나 3월 이후 고유가 지속에 따른 수요 부진에 5달러 전후까지 내려온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으로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미국 드라이빙 시즌 도래 등 수요 증가 요인이 있어 국내 정유사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도 여태껏 한 번도 봉쇄된 적이 없어 이번에도 우려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봉쇄된다고 하더라도 정부와 민간이 합쳐 8개월 분량의 원유 비축량이 있단 점은 그나마 희망적인 요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권장일이 3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여유 있는 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인 14일에 개최한 에너지·공급망·수출 등 긴급상황 점검회의에서 이번 사태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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