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와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이 ‘꿈의 무대’에서 역사적인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까.
김민재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은 18일(한국시각)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 서 펼쳐진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아스널을 1-0으로 제압했다.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한 뮌헨은 스코어 합계 3-2로 4강에 진출했다.
김민재는 2차전에서 1-0 앞서던 후반 31분 교체 투입,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약 18분 뛰면서 1골 차 승리를 지켰다. 해외 진출 이후 처음으로 중앙 수비수 대신 측면 수비수로 나서 역할을 다했다.
하루 앞선 17일에는 이강인 소속팀 PSG가 음바페의 멀티골을 앞세워 FC바르셀로나를 4-1 대파, 1차전 2-3 대패를 뒤집고 합계 스코어 6-4를 만들며 극적으로 4강에 진출했다. 1차전 선발로 나섰던 이강인은 2차전에서 후반 32분 교체 투입됐다.
한국 선수의 최근 챔피언스리그 4강 출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캡틴’ 손흥민이다. 2018-19시즌 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를 누르고 4강에 올라 아약스(네덜란드)와 격돌했는데 손흥민은 2차전에서 뛰며 결승 진출에 일조했다.
한국 선수 2명이 나란히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르는 것은 약 20년 만이다. 2004-05시즌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 함께 뛰었던 박지성, 이영표가 나란히 4강 무대를 누볐다. 그러나 각각 다른 팀에서 한국 선수가 4강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더 나아가 대망의 결승 무대(6월2일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빅이어’를 놓고 공수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뮌헨은 4강에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PSG는 독일 도르트문트와 충돌한다. 축구 전문가들의 전력 분석을 종합했을 때, 뮌헨이나 PSG가 레알이나 도르트문트에 우위를 점하는 것은 아니지만 4강까지 오는 기세를 떠올리면 희망을 품을 수 있다.
PSG와 뮌헨은 2019-20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당시 결승에서는 뮌헨이 1-0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국 축구팬들은 김민재와 이강인이 최고의 무대에서 ‘적(?)’으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팀이 결승에 진출해도 김민재와 이강인의 맞대결 성사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김민재는 투헬 감독 체제에서 주전경쟁에서 밀린 것이 사실이다. 이강인도 8강 1차전에서는 선발로 나섰지만, 2차전에서는 교체 투입됐다.
8강 2차전에서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왼쪽 측면 수비수로 기용한 만큼 4강에서도 김민재가 역할을 해낸다면 결승 진출 시 출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이강인의 출전 가능성은 훨씬 높다. 8강에서도 평가가 다소 엇갈리긴 했지만 수치상 드러난 이강인의 활약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