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물가 고공행진…사과 81%·배 103%↑
통계청 “석유류 가격을 주의해서 봐야 할 것”
기재부, 물가 불확실성 대응…2%대 조기안착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2%대로 내려갔다. 다만, 배와 사과 등을 중심으로 과일물가 불안이 지속됐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2.8%에서 2~3월 두 달 연속으로 3.1%에 머물다가 3개월 만에 3% 아래로 떨어졌다.
농축수산물은 10.6% 오르며 전월(0.2%)보다 상승 폭이 늘었다. 축산물(0.3%), 수산물(0.4%)은 안정적 흐름을 보였지만 농산물이 20.3% 뛰었기 때문이다.
전기·가스·수도는 4.9%, 가공식품은 1.6%, 석유류는 1.3%, 각각 상승했다.
기여도 측면에서는 농산물이 물가상승률을 0.76%p(포인트) 끌어올렸다. 외식을 비롯한 개인서비스 물가도 0.95%p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05%p를 기록했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중동 정세가 불안정했는데 석유류 가격이 생각보다는 많이 오르지 않았다”며 “외생변수인 석유류 가격을 주의해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올랐다. 지난 달(2.4%)보다 0.2%p 상승률이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3%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5%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보다는 3.7% 하락했다. 다만, 1년 전보다 19.1% 오르면서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신선채소는 12.9% 올랐다. 배(102.9%)와 사과(80.8%)를 중심으로 신선과실은 38.7% 상승하면서 3월(40.9%)에 이어 40% 안팎의 오름세가 나타났다.
특히 배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75년 1월 이후로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토마토(39.0%), 배추(32.1%), 오징어(14.9%) 등이 올랐다.
낮은 할당관세가 적용된 망고(-24.6%)와 정부 비축물량이 방출된 고등어(-7.9%) 등은 하락했다.
공 심의관은 과일값 강세에 대해 “긴급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사과 저장량이나 출하량이 굉장히 적기 때문에 가격이 많이 떨어지기는 좀 어려운 것 같다”며 “사과와 배는 새로 나올 때까지는 가격이 유지될 듯 싶다”고 말했다.
황경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석유류 가격이 오르고 있긴 하지만 저희가 예측한 범위 내에서 크게 벗어나는건 아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 과장은 “근원물가도 전월보다 상승 폭이 축소돼 2.3%를 기록하면서 안정 흐름이 지속됐다”며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이상기후 등 물가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2%대 물가 조기 안착을 위해 범부처가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