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건설업계 원가율 ‘高高’…치솟는 환율에 공사비 안정화 ‘까마득’


입력 2025.04.09 06:00 수정 2025.04.09 06:00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대형 건설사 평균 원가율 93.2%…수익성 크게 악화

환율 1470원 돌파…수입 원자재값 상승에 공사비↑

“사업장 줄고 분양가 오르고…수익성 개선 기대 난망”

ⓒ뉴시스

고환율 분위기가 짙어지자 공사비 상승 전망에 무게 추가 실린다. 환율이 오르는 만큼 수입 건설자재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으로 건설업계에서는 원가율 상승 압박에 내몰리며 올해도 수익성 악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공사비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건설사들이 원가를 절감하고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묘수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물산을 제외한 9개 대형 건설사들의 평균 원가율은 93.2%로 나타났다. 원가율은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이르는데 통상 80% 수준에서 관리돼야 하는 건설사들의 원가율이 공사비 인상 등으로 90%를 넘어선 상태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각각 105.35%, 100.66%를 기록하며 비용이 매출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포스코이앤씨(94.15%), 롯데건설(93.52%), GS건설(91.33%), 대우건설(91.16%), SK에코플랜트(90.03%) 등이 90%를 넘는 원가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공사비가 늘면서 건설사들의 원가율을 낮추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1.04로 잠정 집계됐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노무·장비 등 직접공사비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가공 통계로 지난 2020년(100) 이후 약 30% 이상 뛴 상태다.


지난 몇 년 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사태에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등으로 공사비가 급등했는데 최근에는 고환율 장기화가 비용을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오를수록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사비를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날인 지난 8일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3.2원으로 이는 지난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건설용 중간재 수입 물가 역시 오르고 있다. 중간재 건설용 수입물가는 환율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한 달 전 대비 6.01% 오른 이후 그 다음달인 12월에도 9.19% 올랐다. 올 들어서도 1월 8.64%에 이어 2월 6.94%로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공사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탓에 정비 사업지 곳곳에서는 수차례 유찰이 거듭되고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시공사를 선정한 사업지에서도 공사비 증액을 두고 갈등이 불거지거나 분양가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사비가 크게 올랐던 상황들이 선행돼 있어 최근엔 인상된 단가가 공사비에 반영되는 분위기”라면서도 “예컨대 정비사업의 경우 1~2년 전까지 공사비 증액으로 조합과 갈등이 번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조합도 증액 필요성을 인정해주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문제는 사업장들이 많이 줄어든다는 것”이라며 “주택사업만 봐도 분양가가 너무 높으면 미분양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업성에 따라 진입 가능한 현장 수가 줄어들게 되는데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현장이 줄면 좋은 영업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즘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보단 적자만 내지 말자는 분위기”라며 “보통 고환율이면 해외에서 먹거리를 찾을 수 있다고 보는 시선이 있는데 이것도 면밀히 들여다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사비를 달러로 받기 때문에 환 차익을 얻는 부분이 있지만 공사 비용 역시 달러로 지출하기 때문에 환율이 뛴다고 해서 해외사업에서 큰 이익을 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