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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제2의 김대중'되나…'연임' 李에 좋은 선택일까


입력 2024.05.15 05:00 수정 2024.05.15 14:18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민주당 내 '이재명 연임론' 분출…李는 침묵

사법리스크 방어엔 유리…유죄 땐 악영향

지방선거 성격 저조할 경우 타격 관측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시작 전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석 달 앞둔 가운데 이재명 대표 연임론이 무르익고 있다. 당내 주류인 친명(친이재명)계가 가장 적극적으로 이 대표 연임을 주장하는 만큼, 이 대표만 '결심'하면 그간의 굵직한 선거처럼 추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대표의 연임은 '양날의 검'이다. 민주당이 압도적인 의석수의 제1당이 된 만큼, 각종 성과가 잇따른다면 대권가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사법리스크 관리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여전히 사법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이 대표의 연임이 당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4일 민주당 내 분위기를 종합하면, 이 대표의 연임을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쪽은 친명계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표 연임에 대찬성"이라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1기 때는 내우외환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말로, 글로, 칼로 죽이려 하고 재판에 끌려다니고 내부에 적도 있었다"라며 "그럼에도 역대급 야당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 2기 때는 좀 더 공격적으로 적극적으로 당대표 능력을 발휘한다면 대선도 이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가 우리 목표인데 첫 번째 조건은 이 대표가 연임해서 당을 추스르고 이끌어 주는 것이 정권교체의 지름길"이라며 "이 대표의 연임이 정권교체를 위한 첫 번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최근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개혁 국회를 위해 연임을 결단해달라"며 "이 대표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라고 적었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인 추미애 당선인 또한 이 대표 연임에 대해 강력한 지지 입장을 밝혔고, 박지원 당선인 또한 "지금은 이재명의 시간"이라고 연임론을 지지했다.


이른바 '찐명(진짜 이재명)'으로 친명계 추대로 원내대표직에 오른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한 방송에서 "192석의 거대한 야당을 이끌 수 있는 총사령관으로, 윤석열 정권에 맞설 야당의 지도자로 (당내에서) 이 대표의 연임을 요구하고 있는데 아마 이 대표의 고심은 클 것이라고 생각된다.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저는 그 부분에 대해 함께할 생각"이라고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이처럼 이 대표 연임론이 당내에서 분출하는 건 총선을 거치면서 이 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한층 커져서다. 이 대표 말고는 민주당 내에서 당대표는 물론 대권주자의 다른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과도 맥이 닿아 있다.


이 대표가 당대표를 연임한다면, 민주당 계열에서 24년 만에 당대표를 연임하는 기록이 갱신될 전망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당대표를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를 지닌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이재명 연임론'을 바라보는 여론은 팽팽하다. 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100% 무선ARS 방식으로 이 대표의 당대표 연임 찬반 여론을 조사한 결과 '연임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45%로 '연임에 찬성한다(44%)'를 1%p 앞섰다. 다만 해당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은 83%가 이 대표의 연임을 찬성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대표는 최근 들어 참모들에게 관련 의견을 물으면서도 자신의 견해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최고위원은 "본인(이 대표)은 말도 못 꺼내게 하며 손사래를 치는 중이지만 정성을 다해 당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당내 요청 속에서도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건, 연임이 '양날의 검'이라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당대표를 다시 할 경우 현재진행형인 사법리스크 관리가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 대표가) 대선 가도까지 갔을 때 장애물 중에 하나는 여전히 사법리스크로 봐야 된다"라며 "당대표를 하는 게 사법리스크 방어에 훨씬 더 유리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사법리스크·재판리스크를 막는 데 당대표라는 보호막이 훨씬 더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유력 대권주자 위치에서 정부·여당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각종 입법 성과를 낸다면 여론을 더 확실히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당이나 소속 의원들이 각종 논란에 휩싸일 경우 이 대표의 정치적 책임은 커질 수 있다는 점, 2026년 지방선거 성적이 저조할 경우 대권 가도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점 등은 이 대표가 연임을 선택하지 않을 거란 관측을 낳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대장동·백현동 등 병합 사건,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 교사 혐의 등 3개 재판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유죄 확정 판결을 받는다면 당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총선에서는 대승을 거두면서 당 장악력을 높였지만, 지방선거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낸다면 정치적 생명은 흔들릴 수 있다"라며 "사법리스크도 여전히 있다는 점도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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