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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민규다’ 만 34세 주민규 골, 잊지 못할 싱가포르의 밤


입력 2024.06.07 16:05 수정 2024.06.07 16:07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주민규-손흥민. ⓒ KFA

K리그1 득점왕(2021·2023)에 등극하고도 국가대표팀 감독들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주민규(울산 HD)가 태극마크를 달고 싱가포르에서 잊지 못할 밤을 보냈다.


주민규는 6일 싱가포르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5차전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 후반 13분 황희찬(울버햄턴)과 교체될 때까지 58분 뛰며 데뷔골 포함 3어시스트로 7-0 승리를 이끌었다.


조규성(미트윌란)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A매치 경험이 2경기에 불과한 주민규는 큰 부담과 책임감을 안고 싱가포르전을 맞이했는데 내용과 결과 모두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전반 9분 손흥민(토트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흐르자 재빨리 볼을 잡은 주민규는 박스에 있는 이강인(파리생제르맹)에게 패스했다. 발재간을 뽐낸 이강인은 싱가포르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선제골을 터뜨렸다. 주민규의 A매치 첫 공격 포인트(도움)가 기록된 순간이다.


약 10분 후에는 그토록 기다렸던 A매치 골을 터뜨렸다. 전반 20분 김진수(전북 현대)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띄운 크로스를 박스 정면에서 솟아올라 강력한 헤더로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폭발했다.


지난 3월 21일 조별리그 C조 3차전(vs 태국)에서 33세 343일의 나이로 한국 축구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 기록을 경신한 주민규는 A매치 3번째 경기 만에 데뷔골의 기쁨을 맛봤다. 주민규는 역대 최고령(34세 54일) A매치 데뷔골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 골 어시스트한 주민규. ⓒ KFA

2-0 앞선 가운데 맞이한 후반에는 2개의 어시스트를 추가했다. 후반 8분 손흥민에게 긴 패스를 보냈는데 손흥민이 득점에 성공해 도움을 추가했다. 1분 후에는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이강인에게 볼을 찔러줘 이강인의 두 번째 골을 도우며 세 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1골 3어시스트를 올린 주민규는 후반 13분 황희찬과 교체 아웃됐다. K리그 골 머신으로 활약하면서도 외국인 사령탑들에게 외면당하며 자존심이 상했던 주민규는 이날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드러냈다.


최전방 공격수로 좌우 측면에서 손흥민, 이강인의 지원을 받았는데, 주민규의 강점인 연계 플레이와 해결사 능력을 뽐내며 대표팀 주축으로서 손색없음을 입증했다. 정확하고 빠른 패스는 공격 전개 속도를 끌어올리며 조규성과는 사뭇 다른 매력으로 최전방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날 승리로 4승1무(승점13)를 기록한 한국은 오는 11일 중국전 결과와 관계없이 오는 9월 시작하는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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