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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형제경영 본격화…최창원 이어 최재원 SK '핵심' 포진


입력 2024.06.07 18:06 수정 2024.06.07 18:15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최재원 수석부회장, SK이노베이션 이끌며 에너지‧그린 사업 재정비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선임에 이은 그룹 장악력 강화 포석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왼쪽)과 최창원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에 이어 친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잇달아 그룹 핵심 포지션에 배치하며 본격적인 ‘형제경영’에 나선다. 계열사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형제들을 통해 그룹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7일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을 SK이노베이션 신임 수석부회장으로, 유정준 SK미주대외협력총괄 부회장을 SK온 신임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내용의 투 포인트 인사를 발표했다. 선임 시점은 오는 10일이다.


최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SK온에서 각자 대표이사를 맡아 배터리 사업 성장전략 및 글로벌 네트워킹을 맡아 왔으나,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에너지 분야 계열사들을 거느린 중간지주회사 SK이노베이션으로 이동하면서 역할이 크게 확대됐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 뿐 아니라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엔무브,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어스온, SK엔텀 등 9개 사업자회사를 두고 있다.


SK그룹 사업의 양대 축인 ‘에너지’와 ‘반도체‧이동통신’ 중 하나를 이끌게 된 것이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에너지‧그린 사업 전반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과 글로벌 성장전략 실행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그동안 맡고 있던 SK그룹 수석부회장과 SK E&S 수석부회장은 계속 겸임하면서 그룹 내 미래 에너지 사업의 통합 시너지를 창출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됐다.


기존 박상규 사장은 계속해서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 전반을 담당한다. 재계에서는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최 수석부회장의 SK이노베이션 각자 대표이사 선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태원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핵심 포지션 배치는 지난해 12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이뤄진 최 회장의 사촌동생 최창원 부회장의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선임을 통한 ‘전열 재정비’이 연장선상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2023 CEO 세미나’를 열고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Sudden Death, 돌연사)’를 화두로 꺼냈다. 최 회장이 ‘서든 데스’를 언급한 것은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 이후 7년여 만이었다.


최 회장은 특히 CEO들에게 사업 확장과 성장의 기반인 투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투자 완결성 확보를 강하게 주문했다.


이후에도 그룹의 방만 투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대규모 조직 개편을 예고했던 최 회장은 결국 연말 인사에서 60대 부회장 4명을 2선으로 후퇴시켰고, 최창원 부회장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앉혀 ‘생존을 위한 변화’를 이끌도록 했다.


당시 재계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가장 신임하는 최창원 부회장에게 그룹 컨트롤타워를 이끌도록 해 위기 속 전열 재정비를 맡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최 부회장은 24년 만에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키는 등 고강도 경영 쇄신에 나섰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그룹 전반의 경영쇄신을 이끄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배치된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에너지‧그린 사업 재정비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양길에 접어든 전통적인 정유‧화학 산업의 그린 전환부터, 지연되고 있는 SK온의 흑자전환 등 여러 과제가 최재원 수석부회장에게 맡겨진 셈”이라고 진단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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