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3도↑亞 178조 달러 손실 예상
보험으로 날씨 변동성 리스크 축소
기후변화로 인해 아시아 지역이 경제적으로 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손실을 효익으로 전환하기 위한 터닝 포인트가 다가오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금융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경우 저탄소 전환의 연착륙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날씨보험은 물론 적절한 금융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옥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파트너는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미래의 거대트렌트가 가져올 금융의 변화’ 세미나에서 “3도 시나리오 하에서 전세계적 경제적 손실은 2070년까지 178조 달러에 이른다”며 “특히 아시아 지역의 경제적 손실이 96조 달러로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의 규모와 영향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클 것”이라고 관측했다.
3도 시나리오는 2050년에 지구의 평균 온도가 3도 이상 상승한다는 것을 가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 전에 탄소중립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응한다면 그 시기가 2100년으로 늦춰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파트너는 “1.5도 시나리오에 따른 탄소감축이 이뤄진다면 2070년까지 43조 달러의 경제적 효익이 창출될 것이며 아시아 지역에 가장 큰 효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경제적 손실을 효익을 전환하기 위한 아시아 지역의 터닝 포인트가 몇 년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금융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탄소감축을 위한 녹색 및 전환 활동에 자금을 지원하고, 탄소배출 활동 대상 자금 공급을 축소 및 중단하는 것이 금융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탄소감축으로 인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정책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특히 그린워싱 이슈로 인해 금융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전환 활동 관련 기준 마련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탄소배출 활동 대상 자금 공급을 축소 및 중단하는 금융의 역할은 전환 위험 감소로도 연결된다며 보수적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위험 관리를 위한 규제 마련의 필요성과 보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보험산업은 고유의 사업모형인 위험관리 전문성과 장기투자를 통해 기후 취약성 완화와 회복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는 전환금융을 통한 연착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환금융은 탄소집약적 산업의 저탄소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기후금융을 일컫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환금융 관련 논의 시작 단계로, 일본 등 제조업 강국과 국제적 협의를 통해 전환금융 관련 국제기준의 제정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연구위원을 이를 위해 화석연료 발전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 생산 비중은 7.1%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그러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위해선 지수형 날씨보험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날씨보험은 날씨 변화로 발생한 경제적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변동성 보완이 가능하다”며 “지수형 날씨보험을 통해 날씨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를 보험으로 보장하면서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연재난과 이상기후로 인한 손실 급증에 대비하고, 회복력을 강화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험을 활용하면 재난피해 복구와 지원에 필요한 재정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김정일 금융감독원 ESG시스템 리스크 분석팀장은 “금융사들에 기후리스크 관리 강화 관련 지침서를 만들어 적용하도록 하고 있고, 이를 지속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사들의 기후 리스크 관리 대응 수준이 매년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며 “기후리스크를 측정하는 기후스트레스테스트를 추진하면서, 올해는 한국은행과 함께 더 많은 금융사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기후 공통 시나리오 작을 올해 하반기에 비교·분석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