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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경선' 구색 갖춘 野 전당대회…관전 포인트는


입력 2024.07.12 05:00 수정 2024.07.12 05:00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어대명' 기류 속 김두관 '30%' 득표 여부가 관건

최종 득표율이 '개딸' '중도층' 범주 확인 가늠자

도전자들, 토론회서 李 향한 '비판' 낼 지도 관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김두관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8·18 전당대회가 이재명 전 대표와 영남권 대표주자인 김두관 전 의원, 청년 원외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재명 전 대표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눈여겨 볼 대목은 김두관 전 의원의 최종 득표율과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전 대표를 향한 도전자들의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표의 전날 당대표 연임 도전 공식 선언 이후 전당대회 대진표 구성을 마무리 했다. 이재명 전 대표는 출마 회견에서 "절망의 오늘을 희망의 내일로 바꿀 수만 있다면 내가 가진 무엇이라도 다 내던질 수 있다"며 "더 많은 민주당원들이, 더 큰 자부심과 열정으로, 지방선거에서 더 크게 이기고 그 여세로 반드시 다음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관련된 구체적 입장은 출마 선언문에 담지 않은 채, 검찰을 향한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검사 탄핵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자 "검사가 자신의 부정·불법 행위를 스스로 밝혀 책임지기는커녕, 헌법상 권한에 의해 책임을 묻겠다는 국회를 겁박하는 것은 '내란 시도'나 마찬가지"라고 강변했다.


김지수 대표도 같은 날 출마 회견을 열고 "미래세대의 문제를 진정성 있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 누가 대선 후보가 된다고 한들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대권 유력주자로서 '대권 도전' 선언을 방불케 한 이재명 전 대표의 출마 회견을 염두에 둔 비판으로 보인다.


세 후보 중 가장 먼저 당대표 도전을 선언한 김두관 전 의원은 지난 9일 출마회견에서 "화해와 통합, 연대와 연합을 지향했던 '김대중 정신'과,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의를 제기했던 '노무현 정신'이 지금 민주당에서 실종된 지 오래"라며 "당원 누구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토론해 타협안을 얻을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민주당에는 1인 지시에 일렬종대로 돌격하는 전체주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당대표 후보들이 출마 회견에서부터 '전체주의 '김대중·노무현 정신의 실종' '미래세대에 대한 무관심' 등 지적을 가한 만큼, 전당대회 합동토론회 등에서도 이재명 전 대표를 향해 날선 메시지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


김두관 전 의원 선거캠프 측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출마선언문에서 이재명 전 대표와 작금의 민주당 상황을 비판한 메시지를 냈고, 향후 합동토론회 등에서도 이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13일 권리당원을 만나는 행사에서 당원들이 원하는 민주당에 대한 의견도 청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사진 왼쪽)와 김두관 전 의원 ⓒ데일리안 DB

이재명 전 대표에게 도전장을 낸 후보들이 당원들로부터 얻게 될 최종 득표율도 관심사다. 앞서 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 영향력을 대폭 확대하는 '전당대회 선거 룰' 당헌을 개정했다. 본경선에서 권리당원 표 비중을 기존 40%에서 56%로 늘리고, 대의원 비중은 기존 30%에서 14%로 줄이는 게 골자다. 국민여론조사 비중은 30%다. 대의원 대 권리당원 비율도 60 대 1에서 19.9 대 1로 변경했다.


다만 이같은 선거 룰 개정을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에게 유리하도록, 이재명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당대표 선거 각 후보별 최종 득표 결과가 당내 강성 지지층과 중도층의 범주를 확인할 척도가 될 전망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우리나라 국민 절반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차기 민주당 대표 연임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리엔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10일 100% 무선전화면접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이재명 전 대표의 연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1%가 "반대"라고 답했다. "찬성" 응답자는 35%, "잘 모름"은 14%였다.


지지 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자의 68%가 이 전 대표의 연임에 찬성했고 22%는 반대했다. "모름·무응답"은 10%다. 중도층에서 이재명 전 대표 연임 찬성과 반대가 각각 33%와 52%로 조사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원로 인사는 김두관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30%에 달하는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당내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형성됐지만, 이재명 전 대표를 향한 의원들의 견제심리가 작동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CBS라디오에서 "김두관 후보가 30% 가까이 표를 얻지 않겠느냐"라며 "지난 번에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가) 너무 강해진 것에 대한 견제 심리도 작용하지 않겠느냐. (표가) 덜 나오는 게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재명 전 대표 최종 득표율이 지난 전당대회에서 얻은 77.7% 아래로 떨어지고, 그것을 김두관 전 의원이 흡수할 경우 현재의 민주당 체제에 대한 불만을 가진 당원들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두관 전 의원의 30% 이상 득표 여부가 이번 전당대회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이재명 일극체제'라는 민주당 내 기류 가운데 막상 '물밑 분위기는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될 것이고, 비명(비이재명)계 입장에서도 결집의 구심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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