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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조합 3곳 중 1곳은 적자…'고삐' 풀린 부실채권에 '발목'


입력 2024.07.15 06:00 수정 2024.07.15 09:01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전체 31.1%는 작년 순손실 기록

고정이하여신 1년 새 두 배 폭증

고금리 충격에 경영난 심화 우려

서울 오금로 수협중앙회 본관 전경. ⓒ수협중앙회

전국 수협 조합 3곳 중 1곳 가까이가 적자의 늪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동안에만 두 배 넘게 폭증하며 1조4000억원을 넘어선 부실채권이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는 고금리 터널 속에서 대출의 질이 계속 나빠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상호금융 조합들의 경영난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90개 수협 조합들 가운데 31.1%에 해당하는 28개 조합이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바로 1년 전까지만 해도 적자 조합이 4개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일곱 배나 늘어난 숫자다.


실적 악화의 배경에는 부실채권이 자리하고 있다. 연체에 빠지는 대출이 많아질수록 돈을 빌려준 기관은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고, 이는 고스란히 순이익에서 빠지게 되는 구조다. 지난해 말 기준 조사 대상 수협 조합들이 떠안고 있는 고정이하여신은 총 1조419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11.7% 급증했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통상 석 달 넘게 연체된 여신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이라 부른다.


부실채권이 꿈틀대고 있는 배경에는 장기화하고 있는 고금리 여파가 자리하고 있다. 이자 부담이 쌓이면서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상대적으로 취약 차주가 많이 찾는 제2금융권인 상호금융권의 특성 상 대출 관리에 더욱 애를 먹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상호금융권의 대출 건전성은 앞으로 더 나빠질 공산이 크다. 특히 지금과 같은 고금리가 당분간 더 지속될 거란 관측에 고민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타이밍이 계속 미뤄지면서, 한은으로서도 선뜻 통화정책 전환이 어려워진 실정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가 인하 시기가 늦춰지면서 여신 리스크가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2금융권인 데다 지역 조합 단위로 쪼개져 운영되는 상호금융권의 성격을 고려하면 잠재적 위험이 한층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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