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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저축은행 퇴직연금 판로 다시 열리나…국민은행서 일부 재개


입력 2024.08.21 12:04 수정 2024.08.21 12:08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OK·OSB·애큐온 상품 재편입

퇴직연금 중단 입장차 '평행선'

저축은행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저축은행이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퇴직연금 신규 유치 중단 위기에서 벗어났다. 시중은행이 판매를 중단했던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을 다시 취급하면서다. 총수신의 30%를 차지하는 퇴직연금 시장 활로가 뚫리면서, 자금 운용에도 숨통을 틔우게 됐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판매를 중단했던 OK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OSB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을 다시 제공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내려간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을 제외했다가 최근에 신용등급 상승이 기대되는 일부를 다시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BBB'급 이하 저축은행의 확정급여형·확정기여형·개인형 등 모든 종류의 퇴직연금 상품을 다루지 않기로 했다. 판매 중단에 포함된 곳은 OK·OSB·애큐온·페퍼저축은행 등이었다.


저축은행은 은행과 증권사가 판매하는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정기 예·적금을 편입하는 형태로 상품을 팔고 있다. 퇴직연금을 운용하려면 최소 신용등급인 BBB를 확보해야한다. 그 아래인 BB(투기등급)까지 내려가면 퇴직연금 라이선스를 반납해야 한다. 다만 위의 4곳은 BB보다 높은 신용등급 BBB를 확보했음에도, 시중은행이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판매를 제외시킨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저축은행업권의 수익성 악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이에 나이스‧한국기업‧한국신용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을 부여받는 저축은행 30여곳 가운데 OK·애큐온·페퍼·OSB저축은행을 포함한 16개사의 신용등급 및 등급 전망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했다.


현재 OK저축은행의 신용등급 및 등급 전망은 BBB/안정적, 애큐온저축은행은 BBB/부정적, 페퍼저축은행은 BBB-/부정적, OSB저축은행은 BBB-/안정적이다.


다만 PF 연착륙을 위한 저축은행의 부실채권 정리와 하반기 금리인하에 따른 업황 회복을 감안해 국민은행 측에서 일부 상품을 편입시킨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저축은행 예금 금리가 연 최고 4%까지 올라가며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아진 것도 매력이다. 저축은행은 연말에 몰린 정기예금 만기에 대비하고, 대출 영업 확대를 준비하기 위해 금리인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은행의 조치가 신한은행에도 영향을 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신한은행 측은 “현재로썬 퇴직연금 상품 판매 방침에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사전지정운용제도 적용 상품에 저축은행 예금 상품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은 은행 퇴직연금 상품 판매 중단 해법을 찾고 있지만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저축은행중앙회는 은행연합회에서 시중은행 실무진들과 만나 이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시중은행들은 퇴직연금 판매 중단 조치에 앞서 서면 등으로 사전 협의해달라는 저축은행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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