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직접 다가가도 '뒷짐' 지며 앞만
취재진 질의에도 '묵묵부답'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 갈라만찬에서 남북의 고위 외교당국자가 조우했으나, 북측이 무반응으로 일관하며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 포착됐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전날 비엔티안 국립컨센션센터(NCC)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계기로 열린 의장국 주최 갈라 만찬에 참석했다. 북한 측에서 리영철 주라오스 대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리 대사보다 약 5분 늦게 만찬 장에 입장한 후 리 대사를 발견해 고개를 돌려 그를 부르는 듯 했지만, 리 대사는 앞만 보고 그대로 걸어가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조 장관은 리 대사에게 다가가 팔을 만지며 말을 거는 모습을 보였으나, 리 대사는 뒷짐을 지고 꼿꼿이 앞만 보며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리 대사의 반응이 없자 결국 조 장관은 약 3초 만에 돌아서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석하는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다. 올해는 북한과 가까운 사회주의 국가인 라오스가 의장국을 맡고 있고, 북한과 라오스의 수교 50주년에, 북러 밀착 속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장관도 참석하고 있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는 빗나갔다.
한국 취재진이 라오스 전통 옷을 입고 회의장에 입장하는 리 대사에게 '최선희 외무상의 ARF 불참 이유'를 물었으나 답변을 하지 않았다.
'북러 협력를 규탄하는 목소리에 대한 입장' '오물풍선 살포 이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남을 희망한다는 것에 대한 입장'을 비롯해 'ARF에 임하는 소감' 조차도 모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한편, 갈라 디너에는 리 대사와 조 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