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미국인서 부통령 후보까지…영화같은 이야기"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신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팀 월즈(60) 미네소타 주지사를 지명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팀 월즈 주지사에게 내 러닝메이트가 되어 달라고 부탁했음을 자랑스럽게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은 민주당의 정·부통령 후보인 해리스-월즈 조와 공화당의 정·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J.D 밴스 조의 대결로 치러진다.
월즈 주지사는 농촌 출신 백인 남성으로 엘리트 검사 코스를 밟은 해리스 부통령과는 정반대의 인생을 살아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월즈 주지사는 코치, 교사, 퇴역군인으로 평범한 미국인”이라며 “그는 흔한 이웃집 아저씨처럼 서민 같은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월즈 주지사는 1964년생으로 해리스 부통령과 동갑이다. 그는 미 네브라스카주 농촌지역에서 태어나 17세가 된 후 미 방위군에 입대해 24년간 군 복무를 했다. 부친과 삼촌도 모두 군인 출신이다. 특히 그의 아버지 티모시 제임스 월즈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바 있다.
1990년대부터 미네소타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이사 후 집 근처 만카토 웨스트 고등학교에 취직해 군 생활과 교사 생활을 병행했다. 당시 학교의 풋볼팀 코치도 맡으며 1999년 주 대회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누구보다 평범하게 살던 그가 정계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된 건 2004년이다.
당시 월즈 주지사는 학생들과 함께 조지 W 부시 공화당 대선 후보의 선거 유세에 참석하려 했다. 그러나 학생 중 한 명이 민주당 후보의 스티커를 지갑에 붙이고 있었고 행사 경호팀이 이를 트집 잡아 그와 학생 모두를 유세 현장에서 쫓아냈다. 이에 격분한 월즈 주지사는 이후 민주당 선거캠프에서 일하게 됐고 얼마 뒤 정계 진출까지 결심했다.
정계에 발을 들인 후 승승장구했다. 2006년 미네소타주 하원의원 선거에서 처음 당선된 그는 이후 치러진 6번의 선거에서 내리 승리해 12년 동안 미네소타의 하원의원로 꾸준히 활동했다. 2018년에는 미네소타 주자사 선거에 출마해 공화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뉴욕타임스(NYT)는 “그의 정계 데뷔 이야기는 마치 영화와도 같다”며 “평범한 서민이 정계에 데뷔한 후 단 한번의 낙선도 없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까지 올라간 믿기 힘든 이야기”라고 전했다.
미 정계 전문가들도 그의 부통령 후보 지명을 이변이라고 평가한다. 앞서 이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주에서의 승리를 위해 펜실베이니아나 미시간 등에 기반을 둔 정치인을 지명할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의 선택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다고 평가받는 미네소타주의 정치인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월즈 주지사가 지난달 23일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을 ‘이상한(weird) 사람들’이라고 부르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열띤 호응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후 해리스 캠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할 때 '이상하다'란 단어를 자주 쓴다"며 "이는 월즈 주지사가 이번 선거에서 매우 주목받는 사람이 됐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