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현장] "물에 빠뜨려도 OK, 던져도 OK" 韓 디스플레이가 쏘아올린 OLED 경쟁력


입력 2024.08.14 13:47 수정 2024.08.14 14:46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디스플레이산업 전시회 2024' 개막…삼성, LG 등 국내 디스플레이업체 참여

멀티 폴더블 OLED 및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시…밝기·내구성 등 강조

정부·기업 모두 '디스플레이 공급망 대응' 한뜻…"中 위협 속 韓 입지 강화"

'K-디스플레이 2024'에 참가한 삼성디스플레이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폴더블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로봇쇼를 관람하는 모습ⓒ삼성디스플레이

모빌리티, XR(확장현실)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발 맞춰 디스플레이도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TV, 스마트폰, 모니터 등 전통적인 제품군에서 벗어나 접거나(폴더블), 둘둘 마는(롤러블) 폼팩터(제품 외형)로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디스플레이 뿐 아니라 여기에 탑재되는 소재·부품·장비 등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공급망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장(場)인 '한국 디스플레이산업 전시회 2024'가 14일 서울 코엑스 A홀에서 열렸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각각 360도로 접을 수 있는 플립형 폴더블을 비롯해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에 최적화된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선보이는 등 한층 업그레이드된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선보였다.


오전 10시. 코엑스 A홀 포토월에 이철규 국회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이승렬 산업자원통상부 실장, 최주선 한국디스플레이협회 회장(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윤수영 LG디스플레이 CTO(기술최고책임자·부사장) 등이 행사 개막식을 축하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성공적인 행사를 기원하는 컷팅식 이후 이들은 차례대로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 부스를 돌며 차세대 기술 현황을 두루 살폈다.


K-디스플레이 2024'에 참가한 삼성디스플레이의 '라운드 랩(Round Lab)'에서 관람객들이 올레도스를 관람하는 모습ⓒ삼성디스플레이
폴더블 OLED 기술 강조한 삼성D…로봇 퍼포먼스는 최 사장 아이디어

이 위원장과 사장단들은 디스플레이 제조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삼성디스플레이 부스를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5형 원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부터 멀티 폴더블 OLED, 초대형 QD-OLED까지 총 42종에 이르는 혁신 제품을 대거 소개했다.


이중에서도 삼성 OLED 기술력을 뽐내기 위해 마련한 로봇 퍼포먼스(Extreme Robo-Challenge)가 단연 눈길을 끌었다. 이 퍼포먼스는 최주선 사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것으로, 여러 디스플레이 전시회마다 인기를 얻고 있다.


로봇은 삼성 디스플레이를 물에 빠뜨리거나, 무거운 돌을 떨어뜨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을 자랑했다. 또한 영하 20도~영상 60도에서도 끄떡없이 접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멸종위기 동물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는 현대 미술가 고상우 작가와의 협업 프로젝트 '삼성디스플레이 X AI 고상우, AI meets Art Innovations'도 눈길을 끌었다. 고상우 작가는 최신 AI 기술을 접목해 '지리산 반달 가슴곰' 영상 작품을 탄생시켰으며 이를 삼성디스플레이 OLED와 QD-OLED 제품을 통해 생동감 있고 강력하게 전달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60도로 접을 수 있는 플립형 폴더블 '플렉스 인앤아웃(Flex In&Out™)'을 비롯해 안팎으로 두 번 접히는 '플렉스S (Flex S™)', 폴더블과 슬 라이더블 두 가지 기술을 결합한 '플렉스 하이브리드(Flex Hybrid™)'등 다양한 멀티 폴더블 OLED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윤수영 LG디스플레이 CTO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보며 "잘하는데요"라며 감탄하기도 했다.


XR(확장현실) 헤드셋의 핵심 기술로 불리는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 신기술도 공개됐다. 기존 공개된 RGB 방식 올레도스와 다른 화이트 방식(W-OLED) 올레도스로 1.3형 초소형 크기에 업계 최초로 1만2000 니트의 초고휘도 구현에 성공했다. 인치당 픽셀수는 4000ppi로 4K TV 한대의 해상도를 동전 크기 초소형 화면에 담았다. 최주선 사장은 "이매진과 같이 했다"며 올레도스 기술 자신감을 어필했다.


이매진은 미국에서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 업계를 주도하는 업체다. 마이크로 OLED는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로도 불린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인수를 결정했다.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디스플레이 2024' 전​​​​시회에서 LG디스플레이 모델이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 및 57인치 필러투필러 LCD가 적용된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체험하고 있다.ⓒ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부스로 이동한 이 위원장과 사장단들은 TV 및 게이밍 등 대형 OLED와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에 최적화된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 등 다양한 기술을 경험했다.


초대형 OLED TV 패널인 ‘83인치 OLED TV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OLED 10년의 기술력을 결집해 개발한 신기술 ‘메타(META) 테크놀로지 2.0’을 적용했다. 이 패널은 화질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휘도(화면 밝기)를 기존 대비 약 42% 향상시켜 현존 OLED TV 패널 중 가장 밝은 최대 휘도 3000니트(nit, 1니트는 촛불 하나의 밝기)를 달성했다.


424억개(77인치 기준) 초미세 렌즈 패턴 ‘MLA+’에 독자 개발 알고리즘 ‘메타 멀티 부스터’, ‘디테일 인핸서’를 더해 실제 눈으로 보는 것처럼 풍부한 자연 그대로의 색과 밝기를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83인치 OLED TV 패널’을 본 최주선 사장은 바로 자리를 옮기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 패널을 유심히 살펴 눈길을 끌었다.


LG디스플레이의 게이밍 OLED는 27, 31.5, 34, 39, 45인치 등 풀라인업을 한 자리에 모았다.


‘메타 테크놀로지 2.0’을 적용해 화질 완성도를 높였으며, 현존 패널 중 가장 빠른 응답속도(0.03ms)와 높은 주사율, 어두운 장면에서 주변 사물이 화면에 비치는 ‘상 비침 현상’ 최소화 등으로 최적의 게이밍 경험을 제공한다.


독자 기술 ‘DFR(Dynamic Frequency&Resolution)’을 적용한 ‘31.5인치 게이밍 OLED 패널’은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사용자가 콘텐츠에 따라 고주사율 모드(FHD∙480Hz)와 고해상도 모드(UHD∙240Hz)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OLED 특화 기술인 ‘벤더블(Bendable)’ 기능을 적용한 ‘45인치 게이밍 OLED’는 최대 곡률 800R(반지름 800mm인 원의 휜 정도)까지 화면을 구부렸다 펼 수 있어 다양한 게임 장르에 최적화된 곡률로 몰입감을 높인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CTO는 "해상도가 다르다. 이런 콘셉트는 우리가 처음"이라고 과시했다.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디스플레이 2024' 전시회에서 LG디스플레이 모델이 '메타(META) 테크놀로지 2.0'을 적용해 최대 휘도(화면 밝기) 3000니트를 달성한 83인치 초대형 OLED TV 패널을 관람하고 있다.ⓒLG디스플레이

OLED 및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 등 차별화 기술 기반으로 SDV에 최적화된 초대형 솔루션인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최주선 사장 등은 직접 차량에 탑승하기도 했다.


현존 최대 크기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57인치 필러투필러LCD’는 자연스러운 곡면 화면으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독자 개발한 고감도 ‘인셀(In-Cell) 터치’ 기능을 탑재해 뛰어난 터치감도 제공한다.


이후 이동한 테마관에서 현대모비스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이하 PBV) HI를 선보였다. 차량 내부에는 자유롭게 위치와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의자와, 시선 인식 기술이 탑재된 대형 디스플레이를 설치했다. 시선을 돌리고 손을 움직이는 동작만으로 영화 감상이나 인터넷 쇼핑 등 원하는 콘텐츠를 편리하게 체험할 수 있다.


여기에 장착된 투명디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 제품이라고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사장단은 삼성·LG디스플레이 전시관 외에 AP 시스템즈, 동원 화인켐, 머크, 서울반도체, 탑엔지니어링, 동진세미켐 등 여러 소·부·장 업체들의 부스도 차례로 방문해 기술력을 살폈다.


이철규 국회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이승렬 산업자원통상부 실장, 최주선 한국디스플레이협회 회장(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윤수영 LG디스플레이 CTO(기술최고책임자·부사장) 등이 행사 개막식에서 성공적인 행사를 기원하는 컷팅식을 하고 있다.ⓒ조인영 데일리안 기자

이날 전시회에서 정부,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국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OLED를 중심으로 한국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제고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기술, 투자, 산업 생태계 3가지 측면을 보조해 OLED, 마이크로LED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디스플레이협회 회장인 최주선 사장은 전시회 개회사를 통해 "해외 기업 참여율이 작년 보다 50% 증가했고 미국,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작년 보다 3배나 많은 바이어들이 참여했다"며 "K-디스플레이 전시가 국내 행사로만 머물지 않고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위상에 걸맞는 국제 행사로 성장하고 있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전시회 슬로건은 'Wake The Frame(프레임을 깨워라)'이다. TV, 스마트폰, 모니터 등 전통 제품군에서 벗어나 모빌리티, 확장현실(XR) 등 신성장 산업과 함께하는 폴더블, 롤러블 등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디스플레이 2024'에 참가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에픽 플레이(Epic Play)'에서 관람객들이 게이밍용 QD-OLED 모니터를 관람하는 모습ⓒ삼성디스플레이

이철규 국회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2004년~2020년을 주도했으나 2021년 중국의 급부상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며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현실에 놓였다"면서 "LCD 사업 축소 및 중국 OLED 진입 경쟁 심화 등으로 디스플레이산업은 큰 도전에 직면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XR, 자동차 등 디스플레이의 영역을 넓히며 무한한 디스플레이 확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주력 분야인 OLED 시장 확대 뿐 아니라 국내 소부장 기업간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고 OLED 공급망 안정을 구축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며 "전시회를 통해 주요 제품의 기술력을 잘 알리고 국내 기업의 디스플레이 입지가 더욱 강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렬 산업자원통상부 실장은 "올해 말 일몰될 예정인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기간을 연장해 기업들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도록 지원하고, 마이크로LED 역시 세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하겠다"면서 "핵심 장비와 소재 역시 국산화돼 국내 산업 생태계가 탄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기술 원천과 양질의 인력이 양산될 수 있도록 여러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