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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전기차 포비아 우려해도… 현대차그룹, 미국선 '자존심' 지켰다


입력 2024.08.19 13:26 수정 2024.08.19 13:27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상반기 美 전기차 판매 2위

보조금 없이도 점유율 두자릿수… GM, 포드 제쳐

조지아공장, 전기차·하이브리드 물량 확대… '전환점'될 것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조감도ⓒ현대차그룹

전기차 캐즘(일시적 정체기)에 최근 잇따른 화재사고로 국내 전기차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선 자존심을 지켜내 관심이다. 미국 정부로부터 일절 보조금 한 번 받은 적 없이 GM(제너럴모터스), 포드 등 미국 전통 자동차 업체를 꺾고 줄곧 2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것이다.


3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 이에 따른 관세 조정 등의 리스크가 아직 산재해있지만, 올 하반기 완공될 조지아 전기차 공장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모터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올 7월까지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0%로, 테슬라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켜냈다.


이 기간 미국 전통 자동차 업체인 포드는 7.4%, GM은 6.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연간 전기차 판매 2위에 오른 이후 기록을 지켜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들이닥친 캐즘과 최근 인천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기차 소비심리가 얼어붙었지만, 미국에서는 미국 레거시 업체를 제치고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 호조가 주목되는 것은 미국 정부로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일절 지원받지 못한다는 데 있다.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부터 시행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영향으로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못해 판매시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한다. 보조금 한 푼 받지 못한 상태로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기차 판매가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판매 확대 핵심에는 유일한 돌파구인 리스판매가 있었다. IRA는 북미에서 조립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지만, 리스를 포함한 상업용 전기차에 대해서는 7500달러의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예외를 두고 있어서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기존 5% 수준이었던 전기차 리스비율을 전략적으로 끌어올렸다. 미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현재 기아의 전기차 리스 비율은 모델에 따라 60~70% 수준이며, 현대차 역시 전기차 리스율이 6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

올해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에 따라 미국의 친환경차 정책에 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지만, 업계에서는 이와 상관없이 현대차그룹의 조지아 공장이 완공될 경우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공장이 가동될 경우 IRA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되고, 상업용 뿐 아니라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 판매 수요가 확대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에 공장이 있으니 기존 수출에 의존해야했던 물량 확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전기차 보급 속도에 따라 조지아공장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현대차그룹의 장점 중 하나다. 전기차 뿐 아니라 혼류 생산 방식을 통해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함께 생산해 탄력적으로 생산 물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생산 유연화는 현대차그룹의 최대 장점 중 하나로도 꼽힌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는 지난 3월 뉴욕 국제오토쇼에서 "조지아공장에서 순수전기차 외에 하이브리드 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도 생산할 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 연말 조지아 공장 가동이 미국 내 현대차그룹 행보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는 물론 늘어나는 하이브리드 수요에도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한 만큼 판매량 확대에 기름을 부어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강점인 '유연한 생산'은 향후 트럼프가 집권하게 되더라도 현대차그룹의 타격을 줄일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라며 "미국내 전기차 보조금이 줄어들거나, 친환경차 혜택이 줄어든다 하더라도 보조금 지급 조건이 충족된다면 지속되는 전기차 수요 내에서 현대차그룹이 가져갈 수 있는 파이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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