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우주만큼 미지의 공간…세계가 해저 탐사 경쟁하는 이유 [해양 R&D①]


입력 2024.08.20 07:00 수정 2024.08.20 10:26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육상 자원 고갈·기후 위기 심화하면서

심해 광물 자원·블루카본 역할 증대

국가별 심해 탐사·채굴 경쟁도 본격

한국, KIOST 중심 구체적 성과 거둬

심해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세계 강대국들의 심해 탐사가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바다는 고갈하는 육지 광물을 대체할 막대한 해저 광물을 품은 장소이자 지구 온난화 극복을 위한 탄소 중립 열쇠를 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알려진 것보다 미지의 세계가 훨씬 넓은 바다는 반도국인 한국에도 필수 탐사 대상이다.


유엔 산하 해양 규제기관인 국제해저기구(ISA)는지난 해 7월 이사회에서 2025년 내 심해저광물자원 개발 규칙 채택을 목표로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국제사회가 심해 채굴 관련 고민을 거듭하는 이유는 해저 자원 개발로 인류가 누릴 이익과 그 과정에서 발생할지도 모르는 해양 환경 파괴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 고민과 별개로 미국과 영국, 중국, 러시아 등 세계 주요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해저 탐사에 상당한 예산과 기술을 투입하고 있다. 해저 광물 개발권을 선점하기 위함이다.


심해 채굴은 기업 또는 각국 정부 차원에서 ISA에 신청할 수 있다. ISA가 채굴 관련 법적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실제 채굴 허가를 받은 기업이나 국가는 아직 없다.


ISA가 채굴 허가를 고민하는 동안 일부 국가는 자국 수역 내 심해 광물 채굴권을 허가했다. 노르웨이는 올해 1월 자국 수역 내 북극 해저에서 광물 자원 탐사와 채굴을 허용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노르웨이가 탐사와 채굴을 허용한 대륙붕은 약 28만1000㎢로, 영국 전체 면적보다 넓고 독일 육지 면적의 80%와 맞먹는다.


중국도 심해 채굴에 적극적이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자국 최초로 심해 탐사 시추선 ‘멍샹(夢想)호’를 건조해 시험항해에 나섰다.


멍샹호는 심해 11㎞ 지역까지 탐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총톤(t)수는 3만3000t, 길이 179.8m, 너비 32.8m, 항속거리 1만5000해리, 항속 기간 120일의 성능을 갖췄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이 탐사한 인도양 해저열수광상 모습. 해저열수광상은 구리, 아연, 금, 은 등 금속광물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생물 다양성·기후 위기 해법…지구 미래 위한 연구


심해 연구는 생물종 다양성과 탄소 중립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지난달 국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연구진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바다는 거대한 열에너지 저장소 기능을 한다. 지구 온난화로 발생하는 열의 90% 이상을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인류가 내뿜은 이산화탄소의 30~40%는 바다가 흡수한다. 이 때문에 탄소중립 해법을 바다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는 ‘블루카본’을 바탕으로 탄소 감축 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블루카본은 어패류나 잘피, 염생식물, 맹그로브 숲 등 바닷속 탄소를 흡수하는 해양생물을 말한다. 블루카본이 탄소를 흡수하는 속도는 육상 생물보다 최대 50배 이상 빠르다는 주장도 있다. 지금도 해양생물은 육상 생물 전체가 저장한 탄소보다 10배 이상 많은 양을 흡수한 상태다.


‘침팬지 박사’로 유명한 제인 구달 박사는 생물다양성이 왜 중요한지를 거미줄로 비유한 바 있다. 거미줄은 줄이 한두 개씩 끊어지면 점점 약해질 수밖에 없다. 생물다양성 또한 마찬가지다. 생물 종이 하나씩 없어지면 지구 안전망에 구멍이 생기고, 인류의 삶에도 균형이 무너진다는 게 제인 구달 박사 이론이다.


한편, 국내 심해 연구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가장 활발하다. KIOST는 대양 탐사선인 ‘온누리호’와 ‘이사부호’를 중심으로 오랜 기간 인도양과 태평양 깊은 바다를 연구해 왔다. 인도양 해수열수광상, 서태평양 망간각 탐사로 향후 주요 핵심 금속을 채굴할 수 있는 광구를 확보하는 실질적 수확도 거뒀다.


생물다양성과 기후변화 연구에서도 미국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기후예측력을 높이고 있다. KIOST는 앞으로 인도양에 대한 관측 자료 모델 결과를 통해 한반도 주변 불볕더위와 강수 계절 예측성을 구체적으로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해저 탐사 시초 영국, 심해 정찰 성공 미국…중·일·러도 가세[해양 R&D②]에서 계속됩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