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리들리 스콧 감독이 내놓은 '에이리언'은 SF와 공포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영화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 작품은 무자비한 외계 생명체와 인류의 생존을 주제로, 관객들에게 극한의 공포와 서스펜스를 선사했다. 에이리언은 비평적,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며 SF 공포 장르의 클래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에이리언의 성공 이후, 프랜차이즈는 다양한 감독들의 손을 거치며 그 세계관을 확장해 나갔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에이리언2'에서 공포와 액션을 결합해 더욱 스펙터클한 전투를 그려냈고,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에이리언3'에서 어두운 감성을 강조하며 인간의 내면과 고독을 탐구했다. 장피에르 죄네 감독은 '에이리언4'를 통해 시리즈에 인간복제를 통해 흥미로운 시선을 더해 독특한 미장센과 화려한 비주얼을 더하며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이후 리들리 스콧 감독은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통해 프랜차이즈의 기원을 탐구하는 '에이리언' 프리퀄 시리즈를 직접 연출하며 맥을 이어가려는 시도를 했다. 그러나 이들 작품은 초기의 혁신적인 공포를 재현하지 못했고, 서사와 설정에서 복잡한 철학적 질문을 던졌으나 기대만큼의 흥행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프리퀄 3편 제작 계획은 취소됐고, 프랜차이즈의 미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4년, '에이리언: 로물루스' 7번째 시리즈로 '에이리언: 커버넌트' 이후 6년 만에 개봉하며 다시금 이목을 집중시켰고, 호평과 함께 박스오피스 1위로 시작하며 순항을 시작했다. 16일 북미에서 개봉한 이 작품은 현재까지 1억 1875만 5276 달러(22일, 박스오피스 모조)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8000만 달러로 알려진 제작비를 첫 주에 회수했다.
국내에서도 '에이리언: 로물루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14일 개봉 첫 날 '행복의 나라', '빅토리', '트위스터스' 등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로 시작해 현재까지 수성 중이다. 누적 관객수는 88만 명으로 2주차 주말을 기점으로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리즈 연출을 맡은 페데 알바레즈 감독은 2142년이라는 새로운 시간적 배경을 설정하고, 식민지를 떠나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청년들이 버려진 우주 기지 로물루스에서 겪는 생존 싸움을 그렸다. 이는 1편의 2122년과 2편의 2179년 사이의 시점을 다루며, 시리즈 전반에 깔린 인간의 원초적 공포를 자극하는 연출을 잘 살렸다. 우주 정거장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절망과 희망을 오가는 주인공들의 심리를 서스펜스로 활용해 '에이리언' 시리즈만이 줄 수 있는 두려움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알바레즈 감독표 '에이리언'은 공포 영화의 문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현대적 감각으로 시청각 효과를 극대화했다. 특히, 사운드 디자인과 조명 등을 활용해 공포를 극적으로 그려냈다. 알바레즈 감독은 원작의 핵심을 유지하면서도, 자신만의 색채를 더해 새로운 팬층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알바레즈 감독이 이전 작품들에서 사용했던 긴장감 넘치는 연출을 극대화하며 공포영화의 정수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여기에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젊은 배우들을 대거 기용해 시리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케일리 스패니, 데이비드 존슨, 아치 르노 등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등장해 신선한 연기를 펼치며 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보편적인 공포와 공감대를 활용해 이전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하고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연출한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세대교체가 성공적이었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는 향후 에이리언 프랜차이즈가 새로운 감독들과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